우리말 살리는 겨레모임 선정…으뜸은 권혁철 교수

우리말 살리는 겨레모임(공동대표 김경희 김수업 김정섭 이대로)이 559돌 한글날을 앞두고 ‘우리말 지킴이 10’과 ‘우리말 훼방꾼 10’을 가려냈다.

‘우리말 으뜸 지킴이’에는 권혁철 교수(부산대 전자산학)가 뽑혔는데, 인터넷 누리집(사이트)‘우리말 배움터’(urimal.cs.pusan.ac.kr)와 이를 운영하며 ‘한국어 문법·철자 검사기’를 개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점을 크게 칭찬했다. 현재 이 누리집은 9월 27일까지 접속자수가 1000만이 넘었다. 주로 자신이 쓴 글말의 잘못이나 생활에서 자주 틀리는 글말을 바로잡을 수 있어 많이 들르고 있다.

언론사에는 <경남도민일보>와 <한겨레>가 뽑혔다. 겨레모임은 경남도민일보를 지킴이로 뽑은 까닭에 대해 “지역 언론사로서는 보기 드물게 기사에서 어려운 한자말을 줄이고 우리 겨레말을 살려 쓰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며 “2003년 늦은 봄에 ‘실시’라는 낱말이 아무 뜻도 없으면서 기사를 어렵게 만든다는 사실을 깨달아 반년 동안 똘똘 뭉쳐 한 달에 230회를 웃돌던 ‘실시’ 기사를 30회 아래로 줄였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여기에서 힘을 얻은 경남도민일보는 사외 인사들로 구성한 지면평가위원들과 함께 힘을 모아서 쉬운 기사 쓰기 운동을 두 해 동안 집중해서 벌인 결과 이제는 기사가 눈에 띄게 쉬워졌고 기자들도 우리 겨레말을 살려 쓰는 데 앞장을 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우리말 으뜸 훼방꾼’으로는 고속철도 이름인 케이티엑스(KTX)가 뽑혔다. 겨레모임은 “고속철도는 우리나라의 대표 열차인데도 열차 이름을 우리말글이 아닌 영문자로 지었는데, 정부기관이 이래도 되는 것인지 묻고 싶다”며 “‘한미르(큰 용)’나 ‘번개’같이 좋은 이름이 얼마든지 있는 만큼 서둘러 아름답고 자랑스러운 우리말로 바꾸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한자말투성이 판결문을 작성하고 있는 대법원과 남의 말 이름을 붙인 국회방송 토크앤로, 또한 새 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모조리 외국어 이름으로 붙이고 있는 케이티앤지(KT&G) 등이 훼방꾼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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