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함안 공설운동장에서 열린 함안교육장기 초·중학교 체육대회 당일에 함안군이 나무 진드기를 잡기 위해 맹독성 농약을 살포했다는 기사와 관련, 군 홈페이지와 포털사이트에는 행정의 무사안일을 질타하는 누리꾼들의 댓글이 이어졌다.

더구나 농약살포를 저지하는 교사의 목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작업에 방해를 한다며 면박을 준 것, 농약이 뿌려졌다는 사실도 모른채 공원에서 음식을 먹는 것을 보다못한 교사가 사실을 알려주는데도 오히려 교장에게 멱살을 잡히는 등 실랑이를 벌였다는 내용은 네티즌들의 울분을 사기에 층분했다.

사건 당일 기자가 전화를 받고 제보자를 만난 곳은 함주공원내 장애인 단체가 운영하는 간이매점이었다.

그날 그 교사는 컵라면으로 점심을 해결하다 상기된 표정으로 기자를 맞았다.

교사는 왜 학교에서 준비해온 도시락을 먹지 않느냐는 질문에 한가하게 앉아서 도시락으로 식사할 기분이 아니란다. 울화통이 터져 컵라면도 제대로 넘어가지 않는다며 어떻게 어린 학생들이 행사를 치르는 곳에서 맹독성 농약을 살포할 수 있느냐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교사는 그 같은 사실을 증거물로 남기기 위해 일회용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다며 카메라를 기자에게 건넸다.

이어 취재를 마치고 기자가 교사에게 카메라 값이라도 주겠다며 지갑에서 돈을 꺼내자 강하게 손사래를 쳤다.

“제가 사진값을 받기 위해 사진을 찍었겠습니까. 오늘 있었던 일들을 정확하게 보도해 주는 것이 오히려 저의 노력과 황당한 경험에 대한 보답입니다.”

이 문제가 점차 확대되자 결국 함안군수는 지난 3일 공식사과문과 함께 재발방지를 약속하면서 일단락됐다.

하지만 한 누리꾼의 말처럼 미리 방제작업이 잡혀있던 일정도 보지 않고 날짜를 잡은 학교측이나, 아이들이 체육대회를 하는 것을 알면서도 농약을 뿌린 군 관계자를 생각하면 사건이후 며칠이 지나도록 여전히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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