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존혈투

지난주 LG의 신바람 6연승으로 중위권 판도가 다소 바뀐 이번 주 2005 삼성 PAVV 프로야구는 ‘앙숙’ 롯데와 삼성의 맞대결로 포문을 연다. 또 ‘한 지붕 두 가족’ LG와 두산의 ‘서울 라이벌’ 대결도 이번 주 프로야구 판을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 롯데, 방망이 다시 살아날까?

<롯데 손민한>/롯데 구단 제공
찬스 때마다 연일 불꽃타를 터뜨리던 롯데 타선이 5월 들어서면서 주춤거리고 있다. 특히 방망이의 침묵은 팀 성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어 롯데로서는 3위(21승 15패)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2할8푼대를 오르내리던 팀 타율은 어느새 2할7푼대 이하(0.268)로 떨어지며 극심한 타격 침체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1번 타자 정수근이 그나마 기복 없이 방망이 솜씨를 보여주고 있는 편. 정수근은 최근 5경기에서 0.278(18타수 5안타)를 기록하며 시즌 타율 0.321(11위)로 팀 수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4번 이대호도 최근 물오른 타격감을 보이고 있다. 최근 5경기에서 4할에 육박한 타율(0.385·13타수 5안타)을 기록하며 올 시즌 처음으로 3할(0.302)을 넘어섰다. 게다가 타점은 여전히 1위(36점)를 내달리고 있고, 홈런포도 연일 가동해 어느새 공동 2위(9개)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정수근과 이대호를 제외하고는 ‘물 방망이’가 되어버린 게 지금 롯데의 타선이다. 2번 신명철이 최근 5경기에서 0.182(2타수 11안타)의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중심 타선 연결 고리 역할을 못하고 있고, 3번 라이온과 5번 펠로우도 각각 0.222(18타수 4안타)·0.158(19타수 3안타)로 부진하며 찬스를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고 있다.

하위 타순도 마찬가지. 6번 손인호가 0.200(15타수 3안타), 7번 최준석이 0.211(19타수 4안타), ‘공포의 9번 타자’ 박기혁이 0.231(13타수 3안타)를 기록하며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8번 포수 강민호는 0.273(11타수 3안타)로 준수한 편이지만 최기문과 포수 마스크를 번갈아 쓰다보니 타수가 적어 그렇게 큰 활약을 펼치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

지난주 롯데는 SK와 두산을 상대로 3승 3패를 기록, 선전을 했지만 마운드도 다소 힘에 부치는 모습을 자주 연출하는 지금 ‘타선의 신바람’은 절실하다.

방망이 물꼬 터진 LG 상승세, 중위권 판도 ‘새 변수’

◇ ‘앙숙’ 삼성, 잘 만났다

<삼성 배영수>
올 시즌 대 삼성전 전적에서 1승 4패로 절대 열세에 몰려 있는 롯데는 이번 주초 사직으로 삼성을 다시 불러들인다.

5월 첫 주 마산 3연전 마지막 날 경기(5월 5일)에서 삼성을 잡아내며 시즌 4전 전패, 그리고 대 삼성전 13연패에서 벗어난 롯데는 ‘구도(球都)’ 부산 사직에서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다.

지난 주말 두산과의 3연전에서 1승 2패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사직구장을 가득 메운 홈 팬들의 뜨거운 응원전은 롯데로서는 무기요, 삼성으로서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특히 1위 삼성은 2위 두산에 0.5게임 차로 쫓기고 있는 데다 3위 롯데도 두산과의 게임차가 3.5게임에 불과하기 때문에 선두권 진입을 위해서라도 중요한 일전. 특히 4위 LG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에 롯데로서는 뒤에 따라오는 주자들의 눈치도 봐야할 입장이다.

가장 중요한 3연전의 분수령이 될 첫 경기는 각각 양 팀 에이스 손민한과 배영수가 등판한다. 시즌 6승(다승 공동 1위) 1패를 기록하며 당당히 팀의 에이스로 우뚝 선 2001년 공동 다승왕(15승) 손민한과 지난 시즌 공동 다승왕(17승) 배영수의 맞대결은 누구 손을 미리 들어줄 수 없을 정도로 예상하기 어려운 승부.

공교롭게도 손민한과 배영수는 방어율 부문에서도 나란히 1·2위를 기록중이다. 배영수가 1.84로 1위, 손민한이 2.42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또 손민한과 배영수는 나란히 상대팀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

배영수는 지난달 2일 롯데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4-0 완봉승을 따내며 기분 좋게 시즌을 시작했었다.

손민한도 지난 5일 마산 홈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8이닝 동안 6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삼성의 8연승을 저지한데다 대 삼성전 13연패의 사슬을 끊었었다.

좋은 기억을 가진 두 에이스가 어떻게 1차전을 풀어주느냐에 따라 뒤이어 등판하는 박지철·이용훈(이상 롯데)과 김진웅·루더 해크먼(이상 삼성)의 어깨가 다소 가벼울 듯 하다.

◇ ‘신바람 LG’ 신바람 탈까?

지난 주 프로야구의 키워드는 ‘LG의 신바람’이었다. 15일 기아에 덜미를 잡히기는 했지만 6연승을 내달리며 16승 19패(0.457)를 기록, 승률 5할을 바라보며 4위로 우뚝 올라섰다.

중심 타선에 포진했던 이병규를 1번으로, ‘공포의 9번 타자’ 권용관 대신 기용된 한규식을 2번으로 끌어올리면서 LG 공격의 물꼬가 터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시즌 내내 빈타에 허덕이던 박용택이 4번과 5번에 번갈아 기용되면서 제 컨디션을 찾기 시작했고, 들쭉날쭉한 타격을 보이던 용병 마테오와 클리어의 타격도 점차 힘이 붙으며 안정감을 찾고 있는 게 LG의 최근 분위기다.

또 7번 타순에 포진되며 하위 타순을 이끌고 있는 이종렬의 ‘고군분투’도 LG 신바람의 비결. 다만 3번과 6번에 포진시키며 많은 기회를 주고 있는 신인 정의윤이 시즌 초반과는 달리 최근 6경기에서 1할(0.095)에도 미치지 못하는 타격으로 시즌 타율이 0.245로 곤두박질 친 게 LG로서는 정의윤의 기용을 놓고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특히 LG는 팀 도루 부문에서 43개로 2위 기아(26개)를 멀찌감치 따돌릴 정도로 거의 모든 선수들이 ‘빠른 발’을 갖고 있어 ‘신바람 야구’는 LG의 타선만 조금 뒷받침 된다면 상대팀에게는 공포로 다가올 수 있다.

중위권 판도의 키를 쥐고 있는 LG는 이번 주 7위 현대와 원정경기를 치른 뒤 홈으로 두산을 불러들인다. 특히 올 시즌 5전 전패의 수모를 겪고 있는 두산전이 LG의 이번 주 성적표의 키워드다.

3위 롯데에 바짝 따라 붙을 수 있을지, 아니면 또다시 하위권으로 쳐질지는 이번 주 두산전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주 프로야구 빅 매치는 주중 롯데-삼성(사직), 주말 LG-두산(잠실) 경기. 이번 주도 숨막히는 맞대결이 준비되어 있는 만큼 녹색 그라운드는 열기로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유난히 기념일과 행사가 많은 5월. 잠시 짬을 내 하얀 야구공이 펼치는 마법의 세계 속으로 빠져 보심이 어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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