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40시간 유지에 하루 4시간·4일 연장근무
부서·업무별 다양한 유형 마련해 적용 계획
자치단체, 정부 추진 국정과제 대비 성격도
경남도와 도청공무원노동조합이 주 4.5일 근무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전체 주 40시간 노동시간은 줄이지 않고 개인이 원하는 날에 4시간 일하면서 나머지 4일 동안 노동시간을 1시간씩 연장하는 유연근무제 형태 주 4.5일제다. 이르면 내년 1월 시행될 예정인데,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시간을 단축한 주 4.5일제로 향하는 징검다리이기도 하다.
주 4.5일제 시작은 유연근무로
이번 협약에는 △주 4.5일 근무제 시행 △자기계발휴가·특별휴가 확대 △청사 근무환경 개선·정기적 환경 점검 △악성민원 대응체계 구축·법률 지원 강화 △건강검진 확대·예방접종 비용 지원 △반부패·청렴 활동 지원 등을 담았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협약은 주 4.5일제이다. 주 40시간 노동시간을 유지하면서 월~금요일 가운데 직원 개인이 원하는 요일에 4시간 일하고 나머지 나흘 동안 하루 1시간씩 연장해 일하는 형태(하루 9시간 근무)로 합의했다. 노동시간을 단축한 주 4.5일 근무제는 아닌 셈이다.
경남도와 도청공무원노조는 부서 또는 업무마다 주 4.5일제 유형을 다양하게 마련해 적용할 계획이다. 특히 업무 혼란을 최소화하고자 최대한 이른 시간 안에 구체적인 실무 유형을 안내하기로 했다.
이 같은 유연근무제를 반영한 주 4.5일제는 자치단체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다. 그동안 공직사회에서 유연근무제가 거의 시행이 안 되는 실정이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지난해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13시의 금요일’이라는 이름으로 주 4.5일제를 도입했다. 올 8월에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협약을 맺고 주 4.5일제 전국 확산과 제주 관광 활성화도 추진하고 있다.
전북 전주시도 이달부터 주 4.5일제를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정부 국정과제에 포함된 주 4.5일제 추진에 미리 대응하려는 취지다. 다만 업무 공백 방지를 위해 부서별 정원 25% 안에서만 주 4.5일제 참여를 허용했다.
노동시간 단축 마중물 될까
경기도는 올해 ‘주 4.5일제 시범사업’ 참여 기업을 모집했다. 상시 노동자 50인 이상 300인 미만 지역 중소·중견기업이 노사 합의로 주 4.5일제, 주 35시간제, 격주 주 4일제 중 하나를 선택해 노동시간을 줄일 수 있게 지원하는 내용이다.
선정된 기업은 주 5시간 단축 때 노동자 1인당 월 최대 26만 원 임금보전 장려금을 받는다. 또 기업당 최대 2000만 원 한도에서 생산성 향상을 위한 업무 과정·공정 개선 상담, 근태 관리 시스템 구축 지원 등을 받을 수 있다.
주 4.5일제 도입은 이재명 대통령 공약이다. 고용노동부는 실노동시간 단축 지원법과 주 4.5일제 지원사업 마련, 내년 포괄임금제 금지 입법 추진 등에 이어 2027년 이후 주 4.5일제 확산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비교해 노동생산성이 낮아 노동시간 단축은 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재계 우려도 있다.
한진희 도청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방안을 적용한다면 주 36시간 정도로 유연근무제를 적용하면 주 4일제까지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완수 도지사는 “주 4.5일제와 같은 새로운 제도도 포함된 만큼 직원들의 근무 환경과 복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단협에는 인사 근거 조항으로 ‘직원 상호 간 의견 청취’도 담았다. 인사 시스템에서 ‘동료 평가’를 도입하겠다는 의미다. 이는 승진 후보자와 직급, 직렬이 비슷한 복수의 동료에게 무기명 투표를 거쳐 득표율이 높은 이를 승진자로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 대통령은 9월 국무회의에서 공무원 승진 심사 때 ‘동료 평가(피어 리뷰·Peer Review)’ 도입 검토를 지시한 바 있다.
한 위원장은 “인사과에서 평가 시스템을 만들어야 해서 당장 도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고, 설문조사 등으로 내부 구성원 공감대 형성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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