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등 7개 지역 8개 전시관 전수 조사
역사전시 시설 적지만 규모는 상위권
시민대책위, 알맹이 빠진 민주주의전당
“전시 공간 확대·내용 전면 개편해야”
창원시 “완전 교체보다 보완 방향”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창원시 마산합포구) 역사 전시 비율이 전국 민주주의 관련 시설과 비교했을 때 최하위권인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주의전당 건물 규모는 최상위권이서 알맹이 없이 덩치만 크다는 비판이 나온다.
<경남도민일보>는 서울·부산·대전·대구·광주·제주·창원 7개 지역 8개 민주주의 관련 시설 면적을 전수 조사했다. 대상은 △서울 민주화운동기념관 △부산민주공원 민주항쟁기념관 △제주 4.3 평화기념관 △대전 3.8민주의거기념관 △대구 2.28민주운동기념회관 △광주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창원 국립3.15민주묘지기념관 △창원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이다.
이들 중 전시시설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국립3.15민주묘지기념관이었다. 전체 면적(1710.44㎡) 대비 45.58%(779.69㎡)로 나타났다. 이어 제주 4.3 평화기념관 32.32%(전시 면적 3587.33㎡), 서울 민주화운동기념관 31.57%(3042.07㎡), 광주 5.18민주화운동기록관 27.52%(1500㎡), 부산민주공원 민주항쟁기념관 18.26%(961㎡), 대전 3.8민주의거기념관 14.46%(412.1㎡) 순이다.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역사 전시시설 비율은 전체 면적(7894.95㎡) 대비 하위 일곱 번째에 해당하는 13.15%(1038㎡)로 집계됐다. 민주주의전당보다 비율이 낮은 곳은 대구 2.28민주운동기념회관(12.57%·367.2㎡) 단 한 곳뿐이다.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은 전체 면적(7894.95㎡)만 놓고 보면 상위권이다. 제주 4.3 평화기념관(1만 1455㎡)과 서울 민주화운동기념관(9635.32㎡)에 이어 세 번째다.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은 전체적으로는 큰 규모이지만, 내용적으로는 ‘속빈 강정’인 셈이다.
가장 규모가 작은 곳은 국립3.15민주묘지기념관이다. 대전3.8민주의거기념관(2850.9㎡), 대구2.28민주운동기념회관(2921.44㎡)도 작다.
박재혁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제대로 만들기 시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전문적인 공간이어야 할 시설의 전시시설 비율이 터무니없이 낮다는 것은 건물 목적에 부합하지 않다는 의미”라면서 “쉼터로 쓰려고 민주주의전당을 만들지 않은 만큼 전시 시설 비율을 절반까지 늘려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백남해 시민대책위원회 특임위원장 역시 “내부 전시공간을 최대한 넓혀야 한다”면서 “그러려면 즉시 폐관 후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처음부터 원칙을 다시 세운다는 마음으로 각계각층 의견을 수렴해 전시 내용도 바꿔야 한다”면서 “지금처럼 리박스쿨을 빼다 박은 시설로는 역사를 제대로 전달할 수 없다. 독재자가 없다면 항거 역시 있을 수 없으므로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 독재 주체를 제대로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시는 적은 전시공간 비중을 두고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전시 내용 개편을 놓고서도 이렇다 할 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쾌영 시 문화시설사업소장은 “처음부터 전시공간이 크지 않게 설정됐다”면서 “하드웨어적인 부분은 당장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아니며, 예산이 들어가는 일이므로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미 만들어진 공간을 완전히 뜯어고치는 건 어려운 일이기에 현재로서는 보완 차원에서 교육과 같은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며 “전시 내용을 바꾸는 것은 검토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최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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