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영태·박성원·하용오 씨, 43년 만에 민주화운동 인정
군부 독재 맞서 싸운 학생운동가 고문 피해로 트라우마
"시대정신, 후세에 이어지길"… 5·18 관련자들의 바람
1980년 경남대학교 총학생회장으로서 시위를 벌였던 이용석(72) 경남대 명예교수에 이어 당시 학생회 간부 3명도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받았다.
광주시는 2023년 7월부터 12월 31일까지 6개월간 접수된 제8차 5·18민주화운동 보상금 신청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자들을 심의해 선정하고 있다. 이번 8차 신청 8회차 선정 결과, 옥영태(71), 박성원(67), 하용오(71) 씨 등 3명이 5·18 관련자로 결정됐다.
이들은 1980년 5월 민주화운동 당시 거리 시위에 참여해 군부 독재에 맞서 싸웠다. 당시 옥 씨는 경남대 대의원회 의장, 하 씨는 총학생회 학술부장, 박 씨는 사학과 학과대표로 활동하고 있었다.
세 사람은 시위 도중 연행돼 창원 502보안대(죽전보안대) 지하 유치장으로 이송됐다. 그곳에서 고문과 구타를 당했다. 이로 인해 정신적·육체적 피해가 컸으며, 현재까지도 트라우마로 고통받고 있다.
박 씨는 이후에도 민주화운동에 지속적으로 참여했다. 1986년 4월에는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유인물을 배포하며 시위를 계획했다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1987년 10월에는 마산 시내 일대에서 “군부독재 타도”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에 참여했다. 이듬해 1월에는 집시법 위반 등으로 징역 2년 6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또한 박 씨는 마산에서 사회과학 서점을 운영하던 시기에, 금서로 분류된 서적을 판매·배포한 혐의로 1991년 3월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1년과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번 보상과 관련해 세 사람이 받은 금액은 각각 다르며, 구체적인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들은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연행·구금된 날짜가 정확히 반영되지 않은 점에 아쉬움을 표했다. 박 씨는 “40여 년이 지난 탓에 과거 날짜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며 “아쉽지만 별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심의 결과에 만족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오래 지난 과거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싶다”면서 “시대정신이 현 세대에 잘 계승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살아갈 계획이다. 후세대들이 나라를 새롭게 잘 끌어나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현재도 관련자 심의를 진행 중이다. 2023년 보상 신청 건에 대한 사실조사 공정률은 약 57%이다.
시 관계자는 “보상 기준과 관계가 없어 신청자 지역을 분류해 관리하고 있지 않다”면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조사해 심의 결과를 당사자들에게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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