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월 총학회장으로 시위 이끌어
경남대 재학 때 갖은 '고문·구타' 겪기도
광주시, 옛 이력 근거 보상금 지급 방침
다만 일부 인정...당사자 이의 신청 검토

1980년 5월 민주화 운동에 나선 경남대 학생들. /경남대
1980년 5월 민주화 운동에 나선 경남대 학생들. /경남대

1980년 5월 경남대학교 총학생회장 신분으로 마산에서 민주화 운동을 이끌었던 이용석(72·사진) 경남대 명예교수가 5.18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받았다.

광주광역시는 지난달(8월) 4일 광주 서구 치평동 시청 중회의실에서 ‘5·18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심의위원회’를 열어 8차 보상금 지급 대상자를 추가 선정하고, 이를 당사자들에게 알려 보상 절차를 밟고 있다. 구체적인 보상자 수와 보상 결정 총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보상 결정자 명단에는 이 명예교수도 올랐다. 경남대 재학 때인 1980년 5월 마산지역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사실이 인정되면서다. 실제 그는 당시 총학생회장으로 거리 시위에 참여했다. 학생들을 이끌고 독재에 항거했다.

그는 합동수사본부에 연행되기도 했다. 창원 502보안대(죽전보안대) 지하 유치장에서 고문과 구타를 당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학생회장 선거자금을 얼마 받았는지, 전남대 학생 등과 어떤 교류를 했었는지에 대해 답을 강요받았다.

이 명예교수는 창원 39사단 자대 영창과 유격훈련장에서도 갖은 수모를 경험했다. 거꾸로 물구나무 서서 영창 창살을 잡고 이동하는 창살타기 고문, 통닭구이 고문, 구타에 시달렸다. 이때 겪은 정신적·육체적 피해가 지금까지 이어진다. 평생 정신적 트라우마와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보상심의위원회는 구체적인 이 명예교수 보상 금액을 밝히지 않았다. 당사자도 액수 공개를 꺼리고 있다. 다만 이 명예교수는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연행된 뒤로 구금된 날이 60일 이상인데, 5·18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심의위원회가 20일 정도만 인정했다고 주장한다. 이런 이유로 이의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5월 16일 연행돼서 7월 27일 훈방된 걸로 기억한다”면서 “그런데 그 시기 같이 연행됐던 사람들은 세월이 오래되다 보니 기간을 착각해 6월 초순 무렵에 훈방됐다고 진술했고, 그 과정에서 구금 일수 판단에 문제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심의위원회가 마산에서 민주화 운동에 나섰던 또 다른 보상 신청자 진술 등을 종합한 결과 내 신청 내용에 맞지 않는 점이 있다고 본 건데, 정확한 사실인정이 꼭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광주시는 개별적인 사안에 견해를 밝히기 어렵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이번 보상 결정은 2023년 7월부터 12월 31일까지 6개월간 이어진 보상 신청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라면서 “개별 사안이 어떻다고 말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보상 신청자들에게는 어떤 배경으로 심의 결과가 나왔는지도 알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심의 결과는 한 조당 2명씩 3~4개 조로 나눠 이뤄지는 사실 조사와 분과위원회 검토, 심의위 최종 판단을 거쳐 진행됐다”고 밝혔다.

/최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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