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제와 형식 중요"…'양자 회동'을 원하는 듯
대통령실 "의제 확장 가능" 충분한 소통 강조

이재명 대통령이 일본과 미국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28일 우상호 정무수석에게 여야 지도부와 회동 추진을 지시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만남으로 순방 성과를 설명하고 국정운영 전반에 협조를 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는 “형식과 의제가 중요하다”며 확답을 하지 않았다. 회동 성사를 두고 정부·여당과 야당 사이에 줄다리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언론 공지를 내 “이 대통령은 이날 새벽 서울 도착한 직후 우상호 정무수석에게 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와 회동을 즉시 추진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동은 이 대통령과 장 대표 간 만남이 아닌 여야 지도부가 함께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강 대변인은 이번 만남 추진과 관련해 ‘영수회담’ 표현에는 선을 그었다. “영수회담이 과거 권위적인 정치문화에서 쓰던 용어인 만큼 지금 시대에는 ‘지도부 회동’이라는 표현이 맞다”고 설명했다.

 

이재명(왼쪽) 대통령과 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 /연합뉴스
이재명(왼쪽) 대통령과 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일본과 미국 순방에서 얻은 외교 성과를 공유하고 산적한 국내 현안 해결에 필요한 협치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회동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국민의힘은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회 비상임위원 선출안이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다수 반대로 부결되자 국회 일정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장 대표는 우 정무수석을 만난 자리에서도 “야당 대표가 대통령을 만났을 때는 야당 이야기가 수용이 잘 돼야 할 텐데 단순한 만남은 의미가 크지 않다”고 즉각적인 수락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장 대표는 이날도 “공식적으로 제안을 받은 게 없어 제안이 오면 검토하겠다”면서도 “형식과 의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이날 오후 인천 국회의원 연찬회 기자간담회에서 “여러 사람이 앉아서 식사하고 덕담 나누는 영수회담이라면 그건 영수회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어떤 의제를 가지고 회담할지 서로 협의한 다음에 영수회담에 응할 건지 여부도 그때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자리가 아니라 정상회담에서 합의 내용 등 분명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며 “야당이 제안하는 것들에도 일정 부분 수용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야 지도부 회동’이 아닌 ‘양자 회동’을 원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의제가 안 맞아서 못 만나겠다거나 형식이 안 좋아서 못 만나겠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의제 확장 가능성은 열어뒀다. “다른 의제 중 더 논의해 보자고 하는 게 있다면 어떤 것이든 상관없다”며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야당과 충분히 소통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고, 또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두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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