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6일 전국농민총연맹 외 연대 시민 다수 참여
시민들, 트랙터 지키면서 물품 지원, 자원 봉사 나서
남태령 참여 청년들 "집회 자유 막는 공권력에 실망"
전농 농민 "윤석열 퇴진 후 농사 전념하고픈 마음뿐"

26일 서울시 경복궁 인근에서 경찰들이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트랙터를 둘러싸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서울시 경복궁 인근에서 경찰들이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트랙터를 둘러싸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남태령에서 늦은 밤에도 트랙터를 지키고 있는 농민과 연대 시민들. /전국농민회총연맹
25일 남태령에서 늦은 밤에도 트랙터를 지키고 있는 농민과 연대 시민들.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농민회총연맹의 2차 남태령 투쟁이 시민 연대로 채워졌다. 투쟁에 참여한 연대 시민들은 트랙터 행진을 막는 공권력을 비판했다. ▶26일 자 10면 보도

서울시 남태령 고개에서 날밤을 꼬박 세운 농민들은 시민 연대 속에 피곤함을 잊은 듯 26일 집회를 이어나갔다. 김재영 전농부경연맹 사무국장은 전날 오전 남태령 투쟁에 참여, 한숨도 못 잔 채 서울 경복궁 인근에서 트랙터를 사수하고자 경찰과 대치했다.

김 사무국장은 “26일 오전 경복궁 인근에 들어 온 충남 당진시농민회 소속 트랙터 1대가 경찰에 의해 강제 견인조치될 뻔했다”며 “전국에서 온 말벌, 노동자, 연대해주신 시민들이 견인을 막아준 덕분에 농민들이 투쟁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고 전했다.

남태령 현장에는 경남을 비롯한 전국 연대시민들로 가득했다. 전농 관계자에 따르면 현장에서 전봉준투쟁단 조끼를 입은 농민을 포함해 무지개 무늬 머리띠를 쓴 청년부터깃발 든 노동자, 손글씨 피켓을 든 학생 등 다양한 이들이 자리를 지켰다.

전농 관계자가 송출하고 있는 현장 라이브에 연대하고자 하는 시민들은 “어디로 가면 되나요”, “필요한 물품 가져 갈게요”, “몸은 안 갔지만 시청하면서 응원할게요” 등으로 소통하기도 했다.

창원에서 남태령으로 향한 경남지역 청년들은 트랙터 행진을 지켜보지 못한 아쉬움을 드러냈고, 공권력을 향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유경 경남청년유니온 조합원은 “25일 남태령 고개에서 극우 단체, 경찰의 방해에 고립된 농민에 힘을 보태고자 피켓을 들고 참석했다”며 “1차 남태령 집회 때 추운 날씨에 밤새 투쟁하는 이들을 보고, 죄스러운 마음에 2차 집회에는 함께하고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 연대 시민들이 음식을 나눠줬고, 학생들도 자유 발언을 이어가면서 농민뿐 아니라 각계각층이 공권력과 윤 정부를 규탄했다”며 “나는 비록 밤 늦게 남태령을 떠났지만, 떠난 자리를 다른 연대 시민이 채우면서 결국 남태령 트랙터는 행진할 것이라 믿었다”고 덧붙였다.

남태령 집회 현장에서 경찰의 행동을 보고 공권력을 향한 신뢰가 무너졌다는 이도 있었다.

김지현 국립창원대 윤퇴사동(윤석열 퇴진하면 사라질 동아리) 회장은 “남태령 고개 트럭에서 한 트랙터가 도로로 나오자, 경찰이 농민과 시민을 밀고 막아섰다”며 “시민의 집회·시위를 보장해야 할 경찰이 필사적으로 시민과 트랙터를 막아서는 모습에 신뢰가 무너졌다”고 말했다. 더불어 “1차 남태령 집회에서도 28시간이 걸렸지만 결국 트랙터들이 서울시 한남동 관저로 향했다”며 “남태령에서 투쟁한 농민과 연대시민의 기운을 받아 창원에서도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활동하겠다”고 강조했다.

농민과 연대 시민들은 이틀에 걸쳐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며 사회대개혁을 향한 연대 발언을 이어갔다.

하원오 전농 의장은 “농민들은 올 농사 시작에 앞서 윤석열 파면을 통해 새 마음, 새 뜻으로 농사를 지으려고 남태령으로 향했다”며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탄핵을 조속히 인용해야 한다. 우리는 농사에 전념하고 싶다”고 밝혔다.

전농은 지난 25일 남태령에서 집회를 열고 서울 광화문을 향해 트랙터로 행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남태령 고개에서 경찰·극우 세력에 멈춰섰다. 전농과 연대시민은 경찰 벽이 열릴 때까지 남태령에서 무박 2일 집회를 열었다. 경찰은 26일 오전 우회로를 거쳐 서울 광화문으로 진입하려는 전농 소속 트랙터 1대를 발견, 견인 조치에 나섰다. 그러나 남태령에 모인 농민·연대 시민들이 인간띠를 만들어 경찰의 견인 조치를 막아섰고, 경복궁 인근 도로에서 집회를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활동가 1명이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안지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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