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언급한 미국 함정 MRO, 군함 건조 협력 등
향후 5년 간 44조 원대 세계 함정 시장 열릴 가능성
방사청 팀장 "K-함정 수출에 방산업체 원팀을" 제안
4일 국회 '함정 사업 발전적 추진 토론회'에서 논의
양 사 임원들 발표에서도 이와 관련해 공감대 이뤄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수주 등을 두고 경쟁하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는 국외 함정 사업 수주에는 ‘K조선 원팀(one team)’을 이룰지 관심을 끈다.

오지연 방위사업청 함정총괄계약팀장은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내외 함정 사업 발전적 추진 방향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우리나라가 앞으로 5년 내 300억 달러(약 44조 원) 이상 함정 수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발판은 미국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직후인 지난해 11월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다”며 “우리 선박 수출뿐만 아니라 MRO 분야에서도 한국과 긴밀하게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의회도 ‘미국의 번영과 안보를 위한 조선업과 항만시설법’을 발의해 미 조선업 재건에 한국과 협력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한화오션이 미 해군 MRO 사업 입찰에 참여해 수주한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 쉬라'함이 지난해 9월 2일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 입항해 안벽에 접안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화오션이 미 해군 MRO 사업 입찰에 참여해 수주한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 쉬라'함이 지난해 9월 2일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 입항해 안벽에 접안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미국 함정 MRO 시장 규모는 약 2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MRO 사업은 함정의 정비, 수리·개조, 재생 정비 등을 포함해 언제든지 작전에 투입될 수 있도록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미 해군 MRO 사업으로 신뢰를 쌓으면 장기적으로는 미 군함 건조 사업에도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된 것도 미 해군이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사와 함정 관련 협력 체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의 연장선이다. 이에 국익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미국 함정MRO 또는 함정 건조 수주에 국내 조선사들이 경쟁이 아닌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 팀장은 “한국 조선업의 미 해군 함정 MRO 확대와 최신 함정 건조 수주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K함정’ 수출에 국내 방산업계가 ‘한마음 한 몸’을 형성하는 게 중요해지는 시기”라면서 “특히 함정 건조에 강점이 있는 국내 대형 조선사들이 한 팀을 구축해 국외 수주에 불필요한 출혈 경쟁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국내외 함정 사업 발전적 추진 방향 모색을 위한 토론회가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한화오션
국내외 함정 사업 발전적 추진 방향 모색을 위한 토론회가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한화오션

오 팀장 외에도 최상덕 방사청 한국형잠수함총괄계약팀 대령이 ‘혁신을 넘어 협력으로, 한국형 잠수함의 글로벌 도약’, 김호중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 상무가 ‘국내 함정사업 협력에서 글로벌 함정수출 추진방안 제언’, 최태복 HD현대중공업 상무가 ‘K팀십, 팀코리아를 통한 K-해양방산의 수출 경쟁력 제고’를 주제로 발표했다.

김 상무는 세계 함정 수출에 전략적 투자와 제도적 지원, 수출 경쟁력을 향상시킬 국내 업체 간 긴밀한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대한민국 K함정의 대표 상품이 될 신개념 함정 건조사업은 국내개발 역량 결집으로 위험도 완화와 건조 기간 단축으로 전력화 지연 이슈 해소, 경제적 파급 효과와 국내 조선산업 동반성장을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공동 설계로 국내 함정기술과 연구·개발 역량을 총결집한 최고 성능의 함정을 개발하고, 분할 건조로 안정된 함정 생산기반을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며 “그러려면 국내에서 건조 가능한 두 조선소가 분할해 건조하고, 상세 설계 결과를 공유하는 공동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상무는 호주 호위함 사업 교훈을 바탕으로 앞으로 수출과 연계될 국내 함정 개발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는 한화오션·삼성중공업을 지역구에 둔 서일준(거제) 국회의원, <조선일보> 국방전문기자 출신 국민의힘 유용원(비례)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김두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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