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민일보 '내란 동조 국회의원' 비판 응원
창원 마산회원구 자영업자 권현숙 씨 커피 보내
"시민 지켜보고 있고 갈아치운다는 거 알아야"
언론에도 제대로 된 정보 잘 전달하라고 주문

"말하자면 우리가 (국회의원들에게) 인감을 빌려준 거예요. 국회에서 우리 대신 일하라고. 하고 싶은 거 그만하고 시민들이 하라는 것 좀 했으면 좋겠어요."

12.3 내란 사태에 국민은 윤석열 대통령의 빠른 탄핵을 염원하며 광장으로 나왔다. 사태 나흘 만에 국회에 탄핵소추안이 올라왔지만 경남지역 13명을 포함한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105명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경남도민일보>는 지난 9일 신문 1면에 국민의힘 경남 국회의원 13명 사진과 사무실 전화번호를 실었다. 이날 오전 10시 50분 편집회의가 끝나갈 무렵 커피 12잔이 배달됐다. 영수증에는 주문자 정보 없이 '오늘 기사보고 든든한 시민이 보내는 선물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기사가 마음에 들면 '좋아요'를 누르거나 댓글을 달 수도 있다. 그러나 직접 커피를 보낸 데는 신문사를 응원하는 이상의 바람이 있으리라. 수소문 끝에 창원시 마산회원구에서 자영업을 하는 권현숙(46) 씨와 연락이 닿았다.

권 씨는 3일 불법 비상계엄 당시 집에서 아버지를 간호하고 있었다. 그는 비상계엄 소식을 듣고 군대에 있는 조카를 떠올렸고, 구순을 앞둔 아버지는 부마항쟁을 떠올렸다.

"아버지는 김주열 열사가 마산 앞바다에 떠올랐을 때도 현장에서 보셨다고 하거든요. 그 옛날 마산·부산에서 막 난리가 났을 때 그때와 '꼬라지'가 똑같이 흘러간다고 말씀하셨어요. 돌아가시기 직전에 이러한 나라 모습을 보고는 얼마나 개탄스럽겠습니까."

창원 마산회원구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권현숙 씨가 지난 9일 오전 경남도민일보 편집국으로 커피 12잔을 보냈다. 커피 영수증에는 주문자 정보 없이 '오늘 기사보고 든든한 시민이 보내는 선물입니다'라고 적혀 있었다./주성희 기자 hear@idomin.com

그는 이번 내란 사태에서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보인 행동에 분노했다.

"국민은 국회의원들 밑에 있는 게 아닙니다. 우리 권리를 위임한 건데 지금 국회의원들 모습을 보면 자기 자신의 이익만 챙기고 있어요. 이제라도 윤석열 대통령이 제대로 된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도록 국회의원들이 제 역할을 해야 합니다. 우리 시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걸, 우리도 얼마든지 국회의원을 갈아 치울 수 있다는 것도 분명히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권 씨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국정 수습 자격이 없다고 꼬집었다.

"한동훈도 한덕수도 국민이 뽑은 사람이 아니에요.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고 우리를 또다시 개돼지로 보는 거죠. 내란에 동조한 한덕수와 국민이 임명하지도 않은 한동훈이 질서 있는 퇴진을 말해서는 안 되죠. 그 두 사람 없다고 우리 국민이 당장 죽지 않아요. 지금의 비상사태를 수습하려면 (대통령을) 빨리 내리고 빨리 투표해서 국민이 선택한 사람이 올라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는 상황이 여의치 않아 탄핵 집회에 나가지 못하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참여하겠다며 의지를 밝혔다.

"여건이 되면 다음 주라도 집회에 나갈 거예요. 근데 못 가더라도 요즘 집회 참가자들을 위해 커피숍에 선결제 해놓는 방식으로도 참여하더라고요. 또 SNS를 통해서도 계속 목소리를 낼 겁니다. 옛날에 행주산성에서 사람들이 치마로 돌을 날랐다고 하잖아요. 그런 마음인 거죠."

 

권 씨는 언론에도 제대로 된 역할을 주문했다.

"우리나라 국민은 똑똑해요. 전 세계에서 문맹률이 가장 낮죠. 글을 안다는 건 정보를 파악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고, 누군가에게 전파할 수 있다는 거예요. 언론에서도 지금 사태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쏟아져 나오는 정보를 알기 쉽게 정리해서 시민에게 알려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좀 더 나은 정치가 되지 않을까요."

14일 국회에 두 번째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상정된다. 권현숙 씨 바람대로 이번에는 국회의원들이 국민의 명령에 응답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김해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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