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경남 공공병원(가칭 경남 서부의료원) 설계 시작
2026년 5월 착공해 2028년 6월 개원 목표로 추진
300병상에 18개 진료과목, 8개 전문센터 운영 확정
지역 의료공백 완화, 취약계층 의료 안전망 책임 역할
필수 의료 인력 확보·적자 최소화 방안은 남은 과제
경남도 "운영방식·의료진 구성 복지부와 지속 논의"
‘경남 서부의료원’(가칭)이 2028년 6월 개원을 목표로 2026년 5월 첫 삽을 뜬다. 경남도는 이달 경남 서부의료원 건축 기본·실시설계 계약을 하고 밑그림을 구체화한다. 도는 지난해 18개 진료과목, 8개 전문센터를 운영하는 경남 서부의료원 의료·운영체계를 확정했다. 경남 서부의료원은 진주시 정촌면 예하리 경남항공국가산업단지(300병상, 면적 3만 1150㎡)에 들어서는 서부경남 공공병원이다.
◇설계비 41억 원… 2026년 5월 착공 = 도는 21일 도청에서 서부경남 공공병원 건축 설계공모 심사위원회를 열고 ㈜해안종합건축사·㈜상지엔지니어링건축사·㈜청우종합건축사사무소가 공동 응모한 설계안을 최종 선정했다. 도는 8월 건축설계 공모를 내고 서부경남 내 상징적이고 역량 있는 지방의료원으로서 공공의료체계 안전망 구축·미래 지향적인 스마트 병원 구축을 목표로 제시했다. 지역주민이 원하는 의료원 이미지인 전문성과 신뢰성도 심사 기준에 반영했다.
이날 선정작은 이용자가 편리하게 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단순하고 명쾌하게 병원 기능을 구성해 호평을 받았다. 건축업체 관계자는 “공원 안 서부의료원으로 병원 내부 어디서나 공원을 볼 수 있다”며 “도로체계와 주차장도 아주 간결하고 단순하게, 응급차량은 최단거리로 신속하게 이동하고 방문객은 직선 도로로 방향 전환 없이 출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근성(경상국립대 건축학과 교수) 심사위원장은 “내부공간과 외부공간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많이 고민한 흔적을 엿볼 수 있을 정도로 배치계획이 우수하다”고 평했다.
도는 ㈜해안건축사사무소 외 두 곳과 이달 기본·실시설계 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설계비는 약 41억 원이고 설계 기간은 총 12개월이다. 도 관계자는 “착공은 내후년 상반기로 예상한다”며 “기본설계가 끝나면 정부와 설계비 관련 총사업비 협의를 하고, 공사발주 입찰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착공까지 12~15개월 정도 걸린다”고 말했다.
◇300병상, 18개 진료과목, 8개 진료센터 = 경남 서부의료원 비전은 ‘필수의료와 고품질 서비스로 지역주민의 건강을 지키는 병원’이다. 종합병원 요건을 충족하며 지역 의료공백을 없애고, 취약계층 의료 안전망을 책임지면서 정책병원 구실을 하는데 방점을 둔다. 진료과목은 18개(감염내과·순환기내과·소화기내과·신장내과·호흡기내과·소아청소년과·신경과·정신건강의학과·가정의학과·외과·정형외과·산부인과·마취통증의학과·영상의학과·진단검사의학과·응급의학과·치과·재활의학과)를 우선 개설한다.
병상은 총 300개로 일반 240병상, 호스피스 20병상, 격리 18병상, 중환자 14병상(격리 1병상 포함), 응급센터 격리 2병상, 감염병센터 2병상, 분만·신생아 2병상, 인공신장 2병상을 설치할 계획이다.
8개 항목으로 구성한 전문 진료센터도 운영한다. 도는 우선 취약계층 의료안전망을 구축하고자 △시니어의료센터(신경계, 관절척추, 혈압당뇨) △장애인보건의료센터(구강, 장애인보건관리) △건강검진센터를 설치한다. 도는 1.5~2차 의료기관을 지향하면서 장애인 친화적 환경을 구축하고 장애인 치과와 여성보건관리 기능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 지역 내 의료공백을 없애고자 △지역응급의료센터 △모자센터 △호스피스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24시간 운영할 수 있는 지역응급의료센터급 기반시설을 확보하고 중증환자는 권역응급의료센터와 연계할 수 있는 전원 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지역에서 공급이 부족한 산전·후 관리, 소아과 진료를 높이고 지역 공공산후조리원과 연계도 확대할 예정이다. 도는 2028년 사천에 공공산후조리원을 운영할 계획이다.
정책병원 역할 높이기도 주요한 과제다. 이를 위해 △감염병 센터 △인공신장 센터를 운영할 방침이다. 병동 단위 코호트 격리(동일 집단 격리) 체계를 확보하고, 민간에서 치료하기 어려운 다제내성균(CRE, VRE) 감염 환자와 고령 입원환자를 위해 혈액투석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지역보건의료기관과 연계한 원격진료 수행, 전 병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도입, 응급센터 운영·감염병센터의 환자분류 강화, 일반병실 감염병동 단계별 전환 시스템 도입 등을 논의하고 있다.
박일동 도 보건의료국장은 “서부경남 공공병원이 국가 재난에 대비하고 취약계층 의료공백을 줄이는 지방의료원의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도록 행정역량을 집중할 것이다”고 말했다.
◇필수의료인력 확보·적자 최소화는 과제 = 2013년 폐쇄한 옛 진주의료원 대신 다시 짓는 서부의료원 개원까지 남은 과제는 필수의료인력 확보와 적자 발생 최소화다.
지역 의료수요 증가 대비 의료인력 부족 문제는 장기화하고 있다. 경남지역 의사 수는 1.74명으로 전국 평균 2.18명보다 적다.
도 관계자는 “그동안 서부의료원 하드웨어적인 측면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필수의료인력 보강 등 소프트웨어 쪽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건축 설계가 마무리될 때 의사추진위원회를 열어 의료진을 구성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도는 21일 ‘2차 경상남도 공공보건의료위원회’에서 지역의료 강화 현안을 논의하며 최근 지역 내 부족한 필수의료인력 확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 시범사업과 실행 방안을 전문가와 심도 있게 논의하기도 했다.
도 관계자는 “의료인력 확충 장·단기 대책을 시행하면서 의대 신설과 의대 정원확대, 필수의사제 도입 등 정부 정책에도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경남 서부의료원 운영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다. 도는 민관협력위원회에서 제안한 민간 위탁 방식을 중심으로 보건복지부와 논의를 벌이고 있다. 도는 서부의료원 개원 초창기에는 불가피하게 160병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전문의도 한꺼번에 많은 인원을 고용할 수 없어서 적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지난해 12월 ‘경남도의료원 진주병원 의료·운영체계 수립용역’ 최종보고회에서 용역을 맡은 ㈜엘리오앤컴퍼니 관계자는 “직영·위탁운영방식은 의료원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맞춰 결정해야 한다”며 “또 앞으로 280병상이 대부분 운영되고 전문의도 목표치대로 49명 모두 고용하면 흑자 경영을 할 수 있지만 초창기에는 파견 제도로 적자를 최소화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방의료원 경영 악순환 원인은 진료 수준 미흡 탓으로 낙후된 병원 이미지에 있기 때문에 오히려 적정규모와 적정 전문의를 확보할 때 적자경영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적자 문제를 거론하며 공공병원 운영을 단기적으로 바라보기보다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경남도의회는 지난해 11월 공공병원 용지 매입을 위한 공유재산관리계획안 심의에서 적자를 이유로 사업에 제동을 걸었다.
/이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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