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엿보기] 국회, 그 치열한 정쟁 속에서도

민주당 정동영 의원과 AI·디지털 포럼 공동 개최
과방위 동료 위원에 특별함 담긴 '좋은데이' 선물
민주당·새미래·혁신당 의원과 '협치 법인' 고민도

지난 5월 31일 문을 연 22대 국회는 아직 개원식조차 열지 못하고 있다. 두 달이 넘는 동안 원 구성 갈등에 '채 해병 특검법' 통과와 대통령 거부권 행사, 검사 탄핵,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안 발의와 자진 사퇴,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 청문회에 이은 공영방송 이사 선임 청문회 등 정쟁 속 끊임없는 대결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같은 국회 안에서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여야 갈등의 골 한가운데 있다. 과학기술은 온데간데없고, 공영방송을 두고 서로 '장악'이니 '정상화'니하며 언성만 높이고 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위원회 소속 최형두(국민의힘·창원 마산합포) 의원의 협치 움직임이 눈에 띈다.

최 의원은 지난 7일 정동영(더불어민주당·전북 전주 병) 의원과 공동으로 '인공지능(AI)·모빌리티 신기술 전략 조찬 포럼'을 열었다. 정부 관계자와 분야별 전문가, 관련 기업 임원 등이 대거 참석해 대한민국 미래 산업 진흥과 발전 방향을 고민했다.

두 사람은 상임위 안에서는 견해를 달리하는 정치적 사안을 두고 치열하게 논쟁하더라도 대한민국 신성장 동력 산업을 진흥하는 일에는 국가 미래상을 고민하는 상임위 내 역할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에 뜻을 모았다. 포럼에는 최민희 과기정통위원장과 박충권·이상휘·최보윤 위원 등 여야 상임위원들도 참석해 AI·디지털, 모빌리티 산업 진흥 방안 관련 다양한 고민을 나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최형두(가운데)·더불어민주당 정동영(왼쪽) 의원이 지난 7일 오전 7시 국회 의원회관 제5간담회실에서 ‘인공지능(AI)·모빌리티 신기술 전략 조찬 포럼’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최민희 국회 과기정통위원장. /최형두 의원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최형두(가운데)·더불어민주당 정동영(왼쪽) 의원이 지난 7일 오전 7시 국회 의원회관 제5간담회실에서 ‘인공지능(AI)·모빌리티 신기술 전략 조찬 포럼’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최민희 국회 과기정통위원장. /최형두 의원실

이런 자리는 비정한 정치 현실 속에서도 '인간미'를 잃지 않으려는 최형두 의원 노력으로 만들어졌다. 상임위에서 생일을 맞은 위원에게 전하는 선물에서도 최 의원의 협치 의도와 감각이 엿보인다.

최 의원이 마련한 선물은 지역구 마산의 향토기업인 무학에서 만든 소주 '좋은데이'이다. 그는 기존 '좋은데이' 라벨을 생일 자 이름을 넣은 '○○데이'로 바꿔 붙여 선물한다. 지난달 29일 상임위 회의 때는 27일 생일을 맞은 정동영 의원 이름이 새겨진 '동영데이'를 선물했다. 선물을 받은 정 의원이 최민희 위원장을 비롯한 동료 상임위원들을 찾아다니며 자랑하는 통에 과기정통위에 잠시나마 웃음꽃이 폈다.

최 의원은 22대 임기 시작부터 '여야 협치'를 강조했다. 그는 지난 6월 22대 임기 시작 후 처음으로 기자와 만나 "우리 정치가 이래서는 안 된다. 21대보다 더 극심해진 여소야대 정국에 힘으로 밀어붙이는 야권, 수세적 여당 힘겨루기만 하면 아무 일도 되지 않을 거다. 그러면 앞으로 대한민국 미래를 누가 담보할 수 있겠느냐"고 걱정했다.

이때 최 의원실에는 더불어민주당 김영배(서울 성북 갑), 새로운미래 김종민(세종 갑), 조국혁신당 서왕진(비례) 국회의원이 속속 들어오고 있었다. 각 정당에 최 의원과 친분이 있고 소통이 원활한 의원들로서 22대 국회에서 여야 협치 방안을 논의하고자 만든 자리다.

이때 네 사람은 여야 협치 거버넌스를 연구하는 국회 등록 비영리 사단법인을 만들기로 뜻을 모았다. 의원연구단체나 포럼이 아닌 사단법인을 만들면 대외 신뢰성을 높이고, 참여 의원들 차기 총선 당선 여부와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협치를 논의할 공간으로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논의는 원 구성 갈등과 상임위 배분 등으로 의원들 각자 업무가 바빠지면서 더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최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들이 너무 바빠져 손을 잠시 놓았을 뿐 논의가 흐지부지된 건 아니"라면서 "의원께서 논의를 계속 추동할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김두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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