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앞 당헌·당규개정 특위 위원 선임
평소 '당 아닌 원내 중심' 지도체제 혁신 주장
여론조사 반영 비율, 단일-집단 체제 결정 등
이분법적 선택 위주로 논의될 가능성 큰 현실
열흘 남짓될 짦은 논의 기간 혁신 관철 '요원'
국민의힘 최형두(창원 마산합포) 국회의원이 당헌·당규개정특별위원회 위원에 선임되면서 그가 주장해 온 바 대로 지도체제 혁신을 이끌지 관심을 끈다.
국민의힘은 지난 3일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와 당헌·당규개정특위를 구성했다. 선관위는 후보자 등록과 일정, 홍보 등 업무를 담당한다. 특위는 당원투표 100%로 대표를 선출하도록 한 현행 규정 개정과 당 지도체제 변화 방향 등을 논의한다.
특위 위원장은 사천·남해·하동에서 3선을 지낸 여상규 전 국회의원이 맡았다. 위원은 최 의원과 함께 박형수·이달희 의원, 오신환 서울 광진 을 당협위원장, 김범수 전 당협위원장, 정회옥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다. 첫 회의는 5일 열린다.
최 의원이 평소 소신을 당 지도체제 혁신에 녹여낼지 눈길이 간다. 최 의원은 지난해 말부터 “당에서 나에게 역할을 준다면 국민의힘이 국민에게 더 신뢰받을 수 있도록 당 체계를 혁신하는 기구에서 일하고 싶다”고 밝혀왔다. 당헌·당규개정특위는 이 같은 최 의원 바람을 실현해 볼 수 있는 자리다.
최 의원은 ‘당이 아닌 원내 중심성 강화’를 추동하는 방향으로 당 지도체제 변화를 강조해왔다. 특히 이재명·송영길·이준석·김기현 등 여야 당 대표들의 불명예 사례를 짚으며 “의회주의 국가에서 볼 수 없는 ‘당 대표 체계’를 근본적으로 고민하고, 이참에 당을 원내 중심으로 운영하는 미국식 캠페인 정당 체제로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당을 더 정책 중심으로 바꾸고 정책 역량을 강화할 새로운 싱크탱크도 필요하다”며 “의원 보좌진도 상임위원회 중심으로 재편해 당 정책 역량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문화일보> 워싱턴 특파원 시절 미국 내 싱크탱크들과 직접 접촉하면서 그들의 힘과 특성을 분석하고 한국 실정에 맞춰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을지 모델을 제시한 저서 <한국형 싱크탱크 발전전략>을 펴낸 바 있다.
의회뿐만 아니라, 대학 주도 국가적 정책 프로젝트, 외교안보 싱크탱크, 저비용 싱크넷 등을 두루 살피며 미국을 움직이는 힘을 분석했다. 2007년 발간된 이 책을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을 준비하며 주변 지인들에게 직접 나눠줬다는 후일담도 있다.
다만 최 의원이 소신껏 주장을 펼칠 숨구멍이 넓진 않다. 현행 당원투표 100%로 대표를 선출하도록 한 규정 개정, 단일지도체제냐 집단지도체제냐 하는 이분법적 선택 논의로도 ‘갑론을박’이 진행될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더구나 내달 26일 파리 올림픽 개막 전 전당대회를 마칠 예정이다. 전당대회 전국 순회 일정 등을 고려하면 40일 전에는 공고 절차가 시작돼야 한다. 이 탓에 논의는 앞으로 약 열흘 동안 압축적으로 선거 규칙과 지도체제 관련 위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당 지도체제 틀을 완전히 바꾸는 ‘최 의원 식 혁신’이 충분히 논의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두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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