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105주년 민족자주 경남대회 열려
전쟁 연습·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중단 촉구
정부, 일본 강제동원·위안부 피해 문제 외면
"독립투사 심정으로 과거사 문제 해결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3.1절 기념사에서도 한·일 과거사 관련 발언 없이 일본과의 미래지향적 관계만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일본을 공동 이익 추구를 위해 협력하는 '파트너'로 추켜올린 가운데 같은 시각 경남지역에서는 윤 정부 '대일 굴욕외교'를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 

경남진보연합, 민주노총 경남본부 등 경남지역 시민단체들은 1일 오전 11시 창원시 성산구 정우상가 앞에서 '3.1운동 105주년 민족자주 경남대회'를 열었다. 

이날 시민단체는 윤석열 정권이 굴욕외교를 펼치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전쟁 연습 중단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중단 △일본 강제동원 문제 정의로운 해결 △일본 독도 영유권 주장 대응 등을 촉구했다. 

경남진보대학생넷 학생들이 1일 오전 11시 창원시 성산구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3.1운동 105주년 민족자주 경남대회'에 참여해 역사를 기억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춤을 추고 있다. /박신 기자
경남진보대학생넷 학생들이 1일 오전 11시 창원시 성산구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3.1운동 105주년 민족자주 경남대회'에 참여해 역사를 기억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춤을 추고 있다. /박신 기자

황철하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 상임공동대표는 "3월 4일부터 한미 군사훈련이 진행될 예정인데, 한반도 군사적 긴장감이 연일 높아지고 있다"며 "전쟁 연습이 확대되면 결국 전쟁으로 이어지게 될 텐데, 우리 국민은 전쟁은 원하지 않는 만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는 4일부터 14일까지 11일간 50여 차례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일본 강제동원·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일본 정부 사과와 배·보상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이경희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 함께하는 마창진시민모임 대표는 "14·15살 어린 소녀들이 제대로 입지도, 먹지도 못하고 헐벗고 굶주리면서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다"며 "대법원에서 일본 기업 배상 판결이 나왔는데 윤석열 정부는 오히려 판결을 무시하고 이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시민단체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1일 오전 11시 창원시 성산구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3.1운동 105주년 민족자주 경남대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신 기자
1일 오전 11시 창원시 성산구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3.1운동 105주년 민족자주 경남대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신 기자

최근 독립기념관 신임 이사에 박이택 낙성대경제연구소장이 임명된 데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나왔다.

낙성대경제연구소는 일제가 조선 경제 성장을 도왔고, 식민지 시기 근대화 토대가 마련됐다는 '식민지근대화론'을 펼쳐온 단체다. 독립기념관은 국가보훈부 산하 기관으로 순국선열 희생을 기억하고자 만들어진 곳이다.

하정우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 집행위원장은 "일본군 위안부는 없었다는 식의 주장을 하는 단체 대표를 독립기념관 신임 이사로 선임한 상황"이라면서 "독립투사들 마음을 생각하면서 친일 잔재 청산 투쟁을 더 힘차게 벌여나갈 때"라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김명숙(72·창원시 의창구) 씨는 "과거사 문제가 하나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며 "특히 한반도 평화가 위협받는 상황 속에 더 많은 시민이 이 문제를 함께 공감하고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일 오전 11시 창원시 성산구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3.1운동 105주년 민족자주 경남대회' 참여자들이 만세 삼창을 하고 있다. /박신 기자
1일 오전 11시 창원시 성산구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3.1운동 105주년 민족자주 경남대회' 참여자들이 만세 삼창을 하고 있다. /박신 기자

이날 집회는 참여자들의 만세삼창으로 끝났다. 정우상가 강제징용노동자상 앞에 모인 시민 100여 명은 105년 전 그날, 그 함성처럼 저마다 바람을 담아 외쳤다.

/박신 기자 

잠깐! 7초만 투자해주세요.

경남도민일보가 뉴스레터 '보이소'를 발행합니다. 매일 아침 7시 30분 찾아뵙습니다.
이름과 이메일만 입력해주세요. 중요한 뉴스를 엄선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