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있는 국민이 멋지게 이기게 해달라"
위성정당 방지법 입법 못 한 점에는 사과

4.10 총선에 적용할 비례대표 선출 선거제도 개편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던 더불어민주당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를 택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5일 광주 5.18민주묘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준연동형제는 비록 ‘불완전하지만 한 걸음 진척된 소중한 성취”라면서 “과거로 회귀가 아니라 준연동형제 안에서 승리의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깨어 행동하는 국민께서 ‘멋지게 이기는 길’을 제시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4년 전 21대 총선 때부터 적용한 준연동형 비례제는 비례대표 47석 가운데 30석을 지역구 선거 결과와 정당 득표율을 함께 반영해 배분하는 방식이다. 지역구 의석수가 전국 정당 득표율보다 적을 때 모자란 의석수의 50%를 비례대표로 채운다. 나머지 17석은 지역구 선거 결과와 연동하지 않는 병립형으로 채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제는 ‘위성정당 창당’이라는 부작용이다. 이미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준연동형제 채택에 대비해 ‘국민의미래’ 위성정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위성정당에 대응하는 준위성정당(통합형 비례정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위성정당 금지법 입법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에는 사과했다.

그는 “위성정당 금지법을 거부한 여당은 이미 아는 바와 같이 위성정당을 창당하고 총선 승리를 탈취하려고 한다”며 “안타깝지만 여당의 위성정당을 막을 방법은 전혀 없다.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으로, 이상을 추구하되 현실을 외면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통합형 비례정당의 대략적인 상도 제시했다. “정권 심판과 역사의 전진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과 ‘민주개혁선거대연합’을 구축해 위성정당 반칙에 대응하면서 연동제 취지를 살리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결국 위성정당에 준하는 준위성정당을 창당하게 된 점도 깊이 사과드린다”며 “같이 칼을 들 수는 없지만 방패라도 들어야 하는 이 불가피함을 조금이나마 이해해달라. 어떤 결정도 모두 저에게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당내에서는 환영 목소리가 나왔다. 연동형 유지로 소수·진보정당과 연합 전선 구축을 꾸준히 주장해 온 김두관 의원은 “게도 구럭도 다 살리는, 이재명 대표의 역사적 결단을 크게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탄희 의원도 “국민과 당원의 노력, 이 대표의 최종적인 결단으로 선거제 퇴행을 막을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정치개혁 완성도를 높여나가는 것이 과제”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그 제도는 왜 그렇게 계산돼야만 하는지에 대한 필연적인 근거가 없다. 저도 헛갈리니 국민이 자기들 표가 어떻게 쓰이는지 알 수가 없다”고 밝혔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3개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 채택을 촉구했다. 여야 간 선거제 협의에 난항이 예상된다.

민주당이 밝힌 민주개혁선거대연합에 진보정당은 견해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진보정치세력들은 준연동형 유지와 위성정당 방지를 요구해왔다. 정의당과 녹색당은 선거연합정당 녹색정의당, 기본소득당·열린민주당·사회민주당 창당준비위원회는 새진보연합을 만들었다. 진보당은 민주·진보개혁 대연합을 내세우고 있다.

/김두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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