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지역의제 진단] 통합창원시 청사 유치 공약
통합청사 문제를 놓고 창원 각 지역구 후보들이 갈등을 조장한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진해지역 후보들은 '통합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에 중심을 두고 있어 통합청사 문제에서는 한 발짝 비켜 있는 가운데, 창원지역 후보들은 '사수', 마산지역 후보들은 '유치'를 저마다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을 통해 사수 혹은 유치하겠다는 걸까? 예를 들어 사수 입장에서는 '통합준비위원회 결정사항 파기에 따른 혼란' 부분, 유치 입장에서는 '시의회 결정사항을 국회의원이 어떠한 권한과 방법으로 유치하겠다는 건지'에 대한 언급들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들여다보면 대부분 그렇지 못한 '공허한 구호'에 그치는 수준이다.
◇'창원 사수' 대부분 상징적 외침 = 창원 의창구 2명, 창원 성산구 3명 모두 '현 임시청사 사용'이라는 공통된 의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들은 선거 중반 이후 '사수' 목소리를 경쟁적으로 드높이고 있다. 하지만 구체성을 찾아보기 어렵다.
창원 의창구 박성호(55·새누리당) 후보는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당선 후 청사 사수 못 하면 의원직 사퇴하겠다" "마산 다선 국회의원 결코 두렵지 않다" 등의 강경발언을 쏟아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언급하지 않았다. 특히, "소수에 불과한 통합진보당 등 야당 창원지역 시의원들이 마산·진해 시의원들과 싸워 이겨낼 수 있겠나"라고 덧붙였는데, 지금까지 청사 문제에서만큼은 창원시의회가 당과 상관없이 지역별로 똘똘 뭉쳤다는 점에서 앞뒤가 안 맞는 주장이다.
창원 의창구 문성현(60·통합진보당)·창원 성산구 손석형(53·통합진보당) 후보는 지난 3일 '통합청사 사수 삼보일배' 퍼포먼스를 했다가 '사회적 통념상 지역이기주의를 뛰어넘어야 할 진보 후보마저 이를 부추긴다'는 비판 역풍만 받고 있다. 이들 역시 "지역 실세인 이주영·안홍준 의원에 당당히 맞서 청사를 지킬 수 있을 후보는 통합진보당 후보밖에 없다"고 주장할 뿐,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이나 방법은 제시하지 않았다.
창원 성산구 강기윤(51·새누리당) 후보도 현 청사 사수를 주장하며 "청사 신축이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왜 필요한지에 대한 논의에 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는 정도다.
이에 반해 창원 성산구 김창근(56·진보신당) 후보는 상대적으로 구체화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특히 마산·진해지역 당원 의견도 포함된 당론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김 후보 역시 현 임시청사 리모델링을 주장하고 있는데 그 근거로 "창원시 자체 세입비율은 29.81%로 대도시 평균인 35.90%에 미치지 못하고, 세입증감률은 -0.58%에 그치는 등 재정 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다. 통합청사·야구장·상징물 등 토목사업에 수천억 원 혈세를 쏟아 붓기에는 시 재정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면서 "많은 시민이 시청사 유치를 바라는 이유가 각종 민원·허가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구청이 아닌 시청을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이다. 구청 권한을 대폭 강화해 마산·진해 주민이 굳이 시청을 찾을 이유가 없도록 해야 한다"며 "신축할 돈은 무상급식·시립유치원·공공주택·도시가스·도심공원 등 시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복지정책에 써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마산 유치'도 구체적 방법 제시 부족 = '유치'를 주장하는 마산지역은 어떨까? 마산지역에서는 '합이 7선'이라는 말이 떠돈다. 현역인 마산합포구 이주영(60·새누리당), 마산회원구 안홍준(61·새누리당) 후보가 이번에도 동반 당선되면 '합이 7선'이라는 것으로, 이 경우 '청사 유치도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막연한 기대감이 돌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두 후보 모두 지난해부터 이어진 창원시의회 혼란 때 '시의회 결정사항'이라며 일절 전면에 나서지 않다가 총선에서야 공히 '최우선 공약으로 연내 유치'를 내세운 점은 상기할 만하다. 또한, 공통으로 '힘 있는 국회의원이기에 청사 유치도 가능하다'는 수준이지 구체적인 방안을 찾아보기 어렵다. 안 후보 경우 최근 TV토론에서 "시의회 결정 문제지만, 시의회가 지역이기주의로 갈등만 부추기고 있어 내가 시의원들을 설득하겠다는 것"이라는 정도를 제시한 바 있다.
창원 마산회원구 백상원(47·무소속) 후보도 "마산은 지난 8년간 비겁한 정치놀이로 모든 걸 빼앗겼다. 통합으로 가장 소외된 마산에 청사가 와야 한다"며 감성적 호소를 하고 있다.
반면 마산회원구 하귀남(39·민주통합당) 후보는 유일하게 구체화된 제안을 하고 있다. 하 후보는 "통합청사 문제 해법은 간단하다. 이 문제는 통합준비위원회가 결정한 법률적 문제다. 법률적으로 소송을 통해 통준위 결정대로 이행하면 된다. 그다음 공동 1순위인 마산·진해를 놓고 2차로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성진(48·민주통합당) 후보는 '청사 유치'를 언급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그렇게 됐을 때 마산지역 민심이 폭발하며 진해지역 정서와 맞닥뜨릴 날이 올 것"이라며 통합의 근원적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종합해 보면 창원 의창구·성산구·마산합포구·마산회원구 후보 10명 가운데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구체적 실현 방안 없는 '상징적 외침'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관련기사
- [바튼소리]총선 공약 노리갯감 '창원시청사'
- "시청사수 삼보일배, 가짜 진보정치"
- [사설]지역주의에 편승하는 후보는 낙선시켜야
- [후보자 방송·초청 토론회] 창원 마산회원구
- 원칙도 상식도 저버린 '창원시청사 사수' 공약
- [후보자 방송토론회] 창원 의창구 문성현
- [사설]청사 문제, 선거 이용은 삼가야
- 손석형 "야당 국회의원만이 통합시 청사 지킬 수 있어"
- [마산합포] 통합청사 마산 유치 한뜻이나…
- 이주영·안홍준 '청사 유치'공약 비난 봇물
- 권영길 "손석형 당선돼야" 지지호소에 진보신당…
- [사설]시청사, 국회의원 전리품 아니다
- 통합시 청사 사수에 의원직·목숨 내건 후보들
- 창원시청사·야구장 위치 진전 있을까
- 배종천 창원시의장 "청사 위치, 결정 어려워"
잠깐! 7초만 투자해주세요.
경남도민일보가 뉴스레터 '보이소'를 발행합니다. 매일 아침 7시 30분 찾아뵙습니다.
이름과 이메일만 입력해주세요. 중요한 뉴스를 엄선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