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지역 의원들 "(마산, 창원) 결의안 상정 땐 부결"
"마산, 창원지역 결의안이 올라오면 부결시키겠다."
진해지역 의원들이 20일 창원시의회 4차 본회의를 하루 앞둔 19일 마산 및 창원지역 결의안을 부결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산지역 의원들이 제출한 '창원시 3대 중요시설 지역안배 결정 촉구결의안'이 상정되면 부결시키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창원시의회 전체 의원 중 마산지역 21명, 창원지역 21명, 진해지역 13명이므로 진해지역 의원들이 뜻을 모아 반대하면 마산지역 결의안은 부결된다.
이날 오전까지도 진해지역 의원들은 관망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마산지역 의원들은 본인들의 결의안 통과를 자신하고 있었다. 이 결의안은 통합청사 위치는 마산에, 야구장은 진해에, 상징물은 창원에 세운다고 명시해놨다. 만약 가장 사람이 적게 사는 진해지역에 통합청사 유치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공감대만 만든다면, 진해지역 의원들이 야구장에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여기에 창원지역 의원들도 "마산에 통합청사를, 진해에 야구장을 못박은 결의안은 비상식"이라며 실력 저지할 것을 분명히 해왔다. 공식적으로는 상정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논리지만, 상정되면 통과 가능성을 크게 본 것으로 조심스레 풀이된다.
그렇다면, 어째서 진해지역 의원들이 "마산과 창원 결의안이 올라오면 둘 다 부결시키겠다"고 뜻을 모았는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 주말을 비롯해 19일에도 온종일 세 지역 의원들은 분주하게 공식·비공식 접촉을 가졌다. 이대로 본회의에 돌입하면, 한 레일 위에서 마주 보고 두 기차가 달려오는 파국을 맞이할 것이 뻔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격렬한 토론 끝에 나온 진해지역 의원들의 결정이 전해지자 여기저기서 다양한 해석들이 나왔다. 공식적인 진해지역 의원들의 발표는 "예산안이 표류해 시민 살림살이에 지장을 주는 불행을 막고자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김이수 의장은 지난 13일 3차 본회의를 '공전'시키며 마산지역 의원들에게 "다음 본회의에서 결의안을 먼저 논의하고 예산안을 다루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따라서 20일 본회의가 파행으로 치달으면 기초지자체 최초로 준예산을 집행하게 되는 불상사가 벌어질 수도 있었다.
창원지역 의원들은 진해지역 의원들의 결정을 즉각 환영했다. 한 창원지역 의원은 "진해지역 의원들이 결단을 내리면서, 의장과 시의회의 부담을 덜어주고 시민들의 피해를 예방하는 커다란 정치적 명분을 쌓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마산지역 의원들은 부결이 되더라도 결의안을 표결에 부치겠다는 태도다. 한 마산지역 의원은 "진해지역 의원들이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은 뭔가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진해지역 김하용(민주당, 웅천·웅동1,2동) 의원은 자신이 대표 발의한 '세 개 시로 분리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 결의안'을 접수 취소할 것인지를 "4차 본회의가 열리는 20일 오전까지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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