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마산시 역점사업 요트스쿨 관리·감독 '허술'…창원시 현장 조사 나서
7개월째 버려져 있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돝섬에서 요트스쿨의 주요 시설물 가운데 하나인 요트 계류장이 부서진 채 인근 해역에서 발견됐다. 요트스쿨은 통합 이전 마산시의 역점 사업이었다.
15일 오전 요트계류장을 찾았다. 돝섬 요트계류장 원래 모습은 검은색 부표 위에 콘크리트 등이 붙어 있는 구조물 10여 개가 연결돼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물 밑 바닥에 박혀 있는 기둥 13개와 부유 시설물 하나만이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계류장과 이어지는 방파제 근처 해안에 끊겨 흩어진 나머지 부유 시설물이 있었다. 마창대교 아래에도 시설물 하나가 뒤집혀 떠 있었다.
더구나 이들 시설물은 육지에 제대로 묶여 있지 않아 파도가 높게 치면 쉽사리 떠밀리도록 방치돼 있었다.
계류장 위로 사람이 다니도록 만들어진 다리도 끄트머리만 빼고 대부분이 물에 잠겨 정확한 생김새를 볼 순 없었다. 방파제엔 파이프와 스티로폼 등 건설 폐자재들도 치워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마·창합포만살리기연합회 전한수 회장은 "통합이 되는 바람에 행정에서 관리·감독이 소홀해 자치단체 예산을 들여 지은 계류장이 무방비 상태에서 훼손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13일 새벽 2시께 돝섬과 마창대교 사이 바다에서 떠돌던 부유물 하나도 신마산 어촌계 소형어선 선착장에 옮겨졌다고 했다.
사고 원인으로는 최근 비가 많이 오고 파도가 높아 시설물이 조각났다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파도가 높더라도 이 정도로 쉽게 부서진다면 분명히 흠이 있을 거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요트업계 한 관계자는 "계류장이 5~10년정도 되면 부서질 가능성이 있다. 파도나 조류의 영향도 있겠지만, 제작한 회사 제품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요트계 관계자는 "시설 업체가 설계 잘못으로 새로 시설을 들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공사 단계부터 보니 크루저 요트와 같이 규모가 큰 건 접안도 못하게 지어진 것 같았다. 바람만 이용한 요트만 댈 거라면, 계류장은 필요치 않다"고 했다.
이에 대해 계류장 시공사인 CK마린 관계자는 "최초 설치한 것들이 설계 기준에 못 미친 것인지, 높은 파고를 버티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부서진 걸 사용할 수 없어 새 제품으로 교체하고자 돝섬 육상에 쌓아 놓은 상태다. 부서진 건 모두 수집했다고 들었다. 상세한 내용은 오늘(15일) 밤 호주에서 돌아오는 기술자들과 논의한 이후 알리겠다"고 밝혔다.
통합에 따라 인사와 업무 분담 등이 맞물렸다는 이유로 창원시도 이제야 요트 스쿨 사업 검토에 들어갔다. 예전 마산시 비전사업본부가 담당하던 업무를 넘겨받은 창원시 해양개발사업소 관계자는 "오늘 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앞으로 돝섬 요트스쿨 사업에 대해 전반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7월 시정질문을 통해 이옥선 마산시의원은 요트스쿨이 돝섬에 있으면 해상 사고 우려가 있다며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다. 당시 회의록을 보면, 정규섭 비전사업본부장은 수심이 미흡하다는 전문가의 판단과 특히 신마산 어촌계의 어촌복지회관 보상 요구 등이 있다며, 서항지구(SK부두 앞)가 아니라 돝섬에 계류장과 부대시설을 두게 된다고 했다.
또 방파제, 배를 끌어올리는 선양장, 정박 시설 등을 포함해 전체 요트스쿨 사업비는 30억(도비 10억, 마산시비 20억) 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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