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군만의 특화된 생활밀착서비스시스템
노령 주민 가려운 곳 긁어주는 서비스 ‘뚝딱’
전등, 스위치, 수도꼭지, 문고리 등 만능 수리
올 5월 출범해 2359건 해결…주민 만족·인기

4일 오전 의령군 가례면 갑을마을 정능수 씨 댁을 찾은 의령민생현장기동대 (왼쪽부터) 강찬, 천승현 반장이 고장난 싱크대 수도꼭지를 수리하고 있다. /유은상 기자
4일 오전 의령군 가례면 갑을마을 정능수 씨 댁을 찾은 의령민생현장기동대 (왼쪽부터) 강찬, 천승현 반장이 고장난 싱크대 수도꼭지를 수리하고 있다. /유은상 기자

“여기가 정능수 어르신댁입니까?”라고 외치며 대문을 들어서는 대원들 모습에 어르신 표정이 환해진다. 마치 도회지에 나가있는 아들을 맞는 듯 반가운 표정이다.

“싱크대 수도꼭지 물이 줄줄 새는데 혼자서 고쳐보려 해도 안 됩니다. 날이 추워지면 얼까 봐 미안하지만 불렀습니다”고 말하는 정능수(82) 어르신 목소리에도 생기가 넘친다. 수도꼭지를 살펴보던 천승현 반장은 “아버지 이거는 수리가 안 되고 교환을 해야 합니다. 우리가 가져온 것으로 새로 바꿔드리겠습니다”고 말한 뒤 뚝딱뚝딱 수리를 시작했다. 4일 오전 가례면 갑을마을을 찾은 ‘수리∼수리 뚝딱 의령민생현장기동대’(이하 민생현장기동대)는 이렇게 주민 민원 1건을 ‘뚝딱’ 해결했다.

민생현장기동대는 전국 지자체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의령군만의 특화된 생활밀착서비스시스템이다.

주민 대부분이 노령층이라 이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전등, 스위치, 콘센트, 수도꼭지, 샤워기, 문 손잡이 수리·교환 등 간단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향에 홀로 계신 부모님이 있는 자식들은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터다. 주중에 갑자기 부모님으로부터 “전등이 안 켜진다”, “수돗물이 안 나온다” 등의 전화를 받으면 자식들은 안절부절못하게 된다. 당장 달려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주말까지 기다리자니 불편해하실 부모님 걱정이 앞선다.

바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출범한 것이 민생현장기동대다. 어르신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서비스를 하는 곳이다.

지난 5월 출범했지만 인기가 대단하다. 입소문이 나면서 이제는 모르는 주민이 없을 정도다. 주민뿐 아니라 외지에 나가 있는 자식들도 모두 반긴다. 그러다 보니 일명 ‘효자대행서비스’라는 칭찬까지 받고 있다.

4일 오전 의령군 가례면 갑을마을 정능수 씨 댁을 찾은 의령민생현장기동대 천승현(왼쪽) 반장이 고장난 싱크대 수도꼭지를 수리하고 있다. /유은상 기자
4일 오전 의령군 가례면 갑을마을 정능수 씨 댁을 찾은 의령민생현장기동대 천승현(왼쪽) 반장이 고장난 싱크대 수도꼭지를 수리하고 있다. /유은상 기자

실적도 대단하다. 지난 5월 시범시행을 거쳐 6월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행한 민생현장기동대는 지금까지(10월 말 기준) 907가구를 방문해 2359건의 민원을 처리했다. 하루 평균 8가구를 방문해 21건의 민원을 처리한 셈이다. 서비스 내용은 △스위치·콘센트 수리·교환 1118건 △전등 교환 455건 △수전·샤워기 수리·교환 232건 등의 순이다. 특히 지난 7월 18일 극한폭우로 수해가 발생한 이후에는 이들의 역할이 더 빛났다. 이들은 두 달가량 수해가 발생한 대의면과 봉수면, 부림면 191가구에서 910건의 민원을 처리했다.

이러니 칭찬이 자자할 수밖에 없다. 읍에 나온 길에 민생현장기동대를 찾아 음료수를 가져다주는 이들은 물론, “부모님 민원을 해결해 줘 고맙다”는 자식들의 감사 전화도 잇따른다.

이날 서비스를 받은 정능수 어르신도 “너무 편하고 친절하고 신통하다는 이웃의 칭찬에 알게 됐다. 지금은 소문이 나 모르는 주민이 거의 없을 것”이라며 “진짜로 가려운 곳을 싹싹 긁어주는 서비스를 해줘서 모두 고마워한다. 570-3000번 외우기도 쉽다”고 칭찬을 했다.

민생현장기동대 출범은 오태완 군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각종 행사장 등에서 주민을 만나 불편함 점을 물으면 어김없이 나오는 답이었다. 그러나 오 군수는 이를 당연한 현상이라며 가볍게 넘기지 않았다. 해결책을 모색했고 그 결과 민생현장기동대가 탄생했다. 노령 인구가 대부분인 의령군에서 꼭 필요한 행정서비스였다.

이렇게 출범한 민생현장기동대에는 모두 7명이 일한다. 팀장과 주무관, 콜센터 직원 1명, 현장에 출동하는 기동대원 4명으로 구성돼 있다. 대원들은 전기기사와 설비기사, 농기계 수리기사 등의 자격증과 경력을 보유 중이다.

지경섭 팀장은 “수리를 마치면 아주 좋아하시고 고마워하신다. 그래서 직원들 모두 보람을 느끼며 일하러 가는 것을 행복하게 여긴다”며 “65세 이상 가구와 한부모가정, 조손가정 등 취약가구를 대상으로 연 3회 회당 10만 원 이하의 재료를 지원하고 수리한다. 많은 이용 바란다”고 말했다.

/유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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