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남용 세력은 과거 뉘우치고
미래세대는 민주주의 발전 꾀하는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은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유린한 세력과 타협해 건립·운영해선 안 되는 곳이다. 민주주의를 위해 피 흘리고 목숨받쳐 지켜온 역사의 진실과 희생을 기록하고 알려내는 소중하고 성스런 공간이어야 한다. 국가권력 남용과 내란을 획책한 세력이 과거를 뉘우치며 반성하는 곳으로, 미래세대에겐 민주주의 소중함과 발전을 도모하는 숙의의 공간이 되도록 해야 한다.
민주주의전당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법에 따라 "민주화운동을 기념하고 그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사업을 수행함으로써 민주주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20여 년 염원 끝에 김주열 열사 시신 인양지 옆에 건립됐다.
시범운영 기간에 나타난 문제는 부실을 넘어 민주주의전당의 목적을 왜곡·변질시키는 내용으로 꾸며져 있다. 창원상공회의소 전시관이나 산업박물관에 있으면 괜찮겠다 싶은 민주주의와 동떨어진, 아니 민주주의 역사를 훼손하는 내용으로 조잡하게 구성됐다.
관심 있고, 뜻있는 많은 사람 지적이 있음에도 적당히 얼버무리려는 창원시 행정행위를 우려하며 규탄한다. 창원시의 행위는 마치 머리에 중병을 앓는 사람을 근원치료는 않고 손과 발을 치료하려는 것과 같다.
경험에서 현재의 잘못과 모순은 처음 시작할 때의 기본으로 돌아가면 된다는 교훈이 있다. 20여 년 전 처음 건립 타당성을 제기한 사람들과 국비 121억 원, 도비 45억 원을 투입한 예산편성 취지와 목적을 살펴보면 어떤 시설과 공간으로 설치·운영해야 하는지 자명하다.
시범운영 기간에 인근 지역주민들이 많이 방문해 당장에 폐관을 하면 불편이 발생할 것이라는 애매한 논리로 적당히 타협을 하려고 하면 안 된다. 민주주의의 아픈 역사를 산업화라는 유물로 적당히 덮으려고 해서도 안 된다. 지역주민 편의시설과 놀이공간으로 이용되기에는 그 이름과 예산의 효용성에서 너무나 억울하다.
먼저 개관을 한 서울민주화운동기념관과 광주5.18민주화운동기록관을 비교하면 왜소하고 초라하기 짝이 없다. 이곳이 3.15의거, 부마민주항쟁과 6.10민주항쟁의 중추, 역사성 있는 마산이라는 것이 너무나 부끄럽다.
후발 주자로 그 내용이나 시설이 더 알차고 충실해야 함에도 내용도 부실하고 전시공간도 전체 공간의 20% 수준에 머무는 등 모든 면에서 절반에도 못 미치는 부끄러운 시설물로 전락했다.
나는 이 공간으로 전국에서 민주주의를 알고자 하는 많은 단체가 견학, 수련회를 오고, 인근 마산어시장과 아귀요리 등과 연계해 갈수록 쪼그라드는 마산의 새로운 발전인자로 더 크게 활용했으면 정말 좋겠다.
아무튼 민주주의전당은 그 이름에 걸맞게 갖춰지고, 올바르게 세워져서 민주주의 역사·기억·참여·배움·확산이라는 원칙을 지켜나가야 한다. 거버넌스 형태로 시민·학계·현장 대표로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어느 정권이 들어서든 흔들리지 않는 말 그대로 민주주의 산실이 돼야 한다.
현재 혼란과 갈등을 해소하고, 역사와 정의가 살아 움직이는 100년 이상 영속성을 가진 자랑스러운 민주주의전당이 되도록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중차대한 시기임을 알았으면 한다.
그 시설의 중요성과 심각함을 알고 매일 민주주의전당과 창원시의회 앞에서 자발적으로 제대로 된 민주주의전당을 위해 땀 흘리며 1인 시위하는 모든 분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이병하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제대로 만들기 시민대책위 공동대표
관련기사
잠깐! 7초만 투자해주세요.
경남도민일보가 뉴스레터 '보이소'를 발행합니다. 매일 아침 7시 30분 찾아뵙습니다.
이름과 이메일만 입력해주세요. 중요한 뉴스를 엄선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