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온 세계가 '트럼프병(病)'을 앓고 있다. 이 자는 한편으론 국내 민주주의 질서를 짓밟으면서, 또 한편으론 고율관세를 통해 전 세계를 겁박하는 '신종 깡패 짓'을 시전 중이다.

행동은 3류 폭력배가 분명한데, 미국 대통령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으니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폭정을 일삼기는 쉽다. 사람들을 설득하는 데는 기술이 필요하지만, 명령을 내리는 데는 기술이 필요 없기 때문"이라고 한 18세기 프랑스 정치가인 튀르고의 말은 작금의 트럼프를 정확하게 겨냥한 듯하다.

6월 14일 워싱턴에서는 미국이란 나라에서 좀체 보기 드문 군사 퍼레이드가 열렸다. 많은 사람들의 반대에도 진행된 이 퍼레이드는 트럼프가 파시스트로 진화하고 있다는 한 가지 단서를 제공한다.

트럼프가 굳이 자기 생일에 맞춰 군사행진을 고집한 이유는 히틀러의 측근이었던 라우슈닝의 발언에서 유추할 수 있다. 라우슈닝은 나치 정부가 행진을 적극적인 통치도구로 활용한 것을 두고 "행진은 사고(思考)를 죽인다. 행진은 사람들을 기계적이고 의례적인 행동에 적응시켜, 그것을 제2의 본성으로 만드는 마술지팡이"라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가 라우슈닝을 알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라우슈닝의 분석에 따라 행동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미국은 철저한 자본주의 국가라, 독재체제인 파시즘을 혐오할 것 같지만 사실은 정반대다. 20세기 초 이탈리아에서 무솔리니 파시즘이 처음 탄생했을 때 그 효율성을 찬양하며 열렬히 환영한 것은 미국 대기업가들이다.

DNA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지금 트럼프의 깡패 짓 뒤에 서서 박수를 보내는 이들은 파시즘이 가져다줄 '단기적인 이익'을 꿈꾸는 미국의 대기업들이다. 트럼프와 한 몸이 된 이 무리가 세계 질서를 무너뜨리며 우리 경제와 기업인들의 목줄을 짓누르고 있다. 언제까지 '냉엄한 현실' 운운하며 이 깡패들을 보고 있어야 하나?

/구주모 경남도민일보 고문

잠깐! 7초만 투자해주세요.

경남도민일보가 뉴스레터 '보이소'를 발행합니다. 매일 아침 7시 30분 찾아뵙습니다.
이름과 이메일만 입력해주세요. 중요한 뉴스를 엄선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