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 좋지아니한가]
합천군 기부·답례품 톺아보기

2023년 도내 1위 기록…상위권 유지 노력
모금 건수 90% 12월 집중…고액 기부도 증가

의미 있는 사용 위해 6개 기금 사업 발굴
고향 부모님 걱정 들어줄 사업 전진 배치

답례품 차별화와 경쟁력 강화 위해 노력
할인 혜택 '애향인증' 발급 기부자 예우

출향인 애향심의 농도(?)를 측정한다면 경남 시군 순위는 어떻게 될까. 측정하기 어렵지만 많은 이가 궁금해 하는 부분일 것이다. 이런 이유로 각 시군은 정책 홍보 등에 출향인의 애향심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그 중 합천군은 출향인 애향심을 자신 있게 강조하는 지자체다. 합천군은 장학금, 이웃돕기 성금 등 각종 모금을 비롯해 여러 방면에서 출향인에게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밝힌다. 이는 고향사랑기부금 모금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고향사랑기부제가 처음 시행된 2023년 합천군은 2억 7000만 원을 목표 모금액으로 잡았지만 2억 원이나 초과해 도내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도 합천군은 4억 8600만 원을 모아 도내 4위를 차지했다. 여세를 몰아 합천군은 올해도 도내 상위권을 유지하고자 온 힘을 쏟고 있다.

합천읍 안계마을 이영수 이장과 아들 이경진 씨, 사위 이기우 씨가 고향사랑기부에 동참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합천군
합천읍 안계마을 이영수 이장과 아들 이경진 씨, 사위 이기우 씨가 고향사랑기부에 동참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합천군

◇고액 기부금 증가 추세 = 합천군의 고향사랑기부 실적은 △2023년 2803건(약 4억 7600만 원) △2024년 2975건(4억 8700만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최고액 한도가 500만 원에서 2000만 원으로 증액된 덕에 건당 평균 기부액이 18만 원을 넘어서며 고액 기부자 비중 상승세도 뚜렷하다.

눈에 띄는 점은 기부가 몰리는 시기와 금액에서 뚜렷한 특징을 보인다. 지난해 전체 기부금의 27%가 12월 한 달에 집중되었으며, 기부 건수도 이 시기에 가장 많았다. 이는 연말정산과 연계된 세제 혜택 효과로 분석된다.

기부자 연령층은 50~60대가 중심이다. 지난해 50대가 32%(938건)로 가장 많았다. 금액은 26%(1억 2700만 원)로 집계됐다. 반면 60대 이상은 전체 건수의 11%에 불과하지만 전체 기부금의 34%(1억 6500만 원)를 차지하며, 고액 기부자층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지역별로는 경남이 건수·금액 모두 1위를 기록했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과 대구 등 영남권 도시에서도 고른 참여가 이어졌다.

금액별 분포에서는 10만 원 기부가 전체 기부의 90%에 이른다. 이는 세액공제 혜택과 적정한 답례품 구성이 맞물린 결과다. 이와 함께 100만 원 이상 고액 기부자 44명이 전체 기부금의 32%에 해당하는 1억 5800만 원을 차지한 점도 눈길을 끈다.

합천군이 합천벚꽃마라톤 대회에 참석해 고향사랑기부제 동참을 홍보하고 있다. /합천군
합천군이 합천벚꽃마라톤 대회에 참석해 고향사랑기부제 동참을 홍보하고 있다. /합천군

◇의미 있는 기금 사용 = 합천군은 고향사랑기부금을 더 효율적이고 의미 있게 사용하고자 기금 사업 시행을 준비하고 있다. 군은 군민,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타 지자체 우수 사례를 참고해 모두 24건의 기금사업을 발굴했다. 이 중 실현 가능성을 따져 6개로 압축했다. 군은 조만간 고향사랑기금심의회를 개최해 최종 사업을 선정할 계획이다.

검토된 사업은 출향인이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가장 걱정한다는 점에 착안해 마련했다. 첫 번째는 '행복가전, 경로당에 ON' 사업으로 경로당과 마을회관에 필요한 소형가전제품을 지원해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두 번째 역시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대상으로 한 '노인활동 보조기 대여 사업'이다. 보행의 편리함을 제공하고 적절한 보조기구 사용으로 낙상 사고 예방을 목적으로 한다.

군은 이 밖에도 △학원과 학원 사이 대기시간 발생 때 아동들에게 건전하고 안전한 이동 대기 공간을 제공하는 '드림스테이 : 아이 쉼터 조성사업' △다자녀 가구에 편리한 이동을 지원하는 '고향 ON 휠즈 : 차량 렌털 지원사업'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과 주민생활 편의 증진을 위한 '바론(바로-ON)버스' △골목길 조도 상승으로 밝고 안전한 골목길을 조성하는 '밤에도 반짝! : 태양열 우편함 지원사업'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

합천군이 경남 제1회 고향사랑의 날 기념식 및 박람회에 참석해 고향사랑기부제 동참을 홍보하고 있다. /합천군
합천군이 경남 제1회 고향사랑의 날 기념식 및 박람회에 참석해 고향사랑기부제 동참을 홍보하고 있다. /합천군

◇인기를 끄는 답례품 = 합천군은 고향사랑기부금 답례품으로 26개 업체 53개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된장 간장 세트 △영호진미쌀 △합천사랑상품권 △돼지고기 세트 △소고기 세트 △꿀 △잡곡 6종 세트 △들기름 △사과 △황미·흑미·적미·녹미 세트 △표고버섯 세트 △합천 밤으로 만든 율피떡 △떡국 △자색 양파즙 등이다. 

지난해 금액을 기준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답례품은 합천사랑상품권이었다. 이는 100만 원 이상 고액 기부자가 답례품 또한 지역에 재기부하고자 선택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건수로 따져 가장 인기를 끈 품목은 돼지고기 세트였다. 전체 2588건 중 562건으로 21%가량을 차지했다. 소고기 세트도 409건으로 큰 인기를 모았다. 

최근 '밥맛이 좋다'는 입소문으로 '합천유통'의 영호진미쌀도 인기를 끌었다. 또 '합천벌사랑'의 아카시아꿀 세트와 영농조합법인 '사계'의 잡곡 6종 세트, 농업회사법인 '고소한 마을'의 들기름 세트가 그 뒤를 이었다. 이 밖에도 '대장경식품' 합천 밤으로 만든 율피떡 세트와 '합천효심푸드'의 묵골엄마장류세트, '별 아래 사과농원'의 사과세트도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상위권 유지를 위한 노력 = 합천군은 6월 말 현재까지 2억 2900만 원의 고향사랑기부금을 모금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억 600만 원과 비교하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올해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상위권 유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합천군은 답례품 차별화와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군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숲속 야영장 할인권, 경비행기 체험 할인권, 관광택시 이용권, 캠핑장 이용권, 벌초도우미 이용권 등 지역 특색과 체험 요소가 결합한 차별화된 답례품을 추가했다. 올해 하반기에도 답례품 선정위원회를 개최해 신규 품목 추가와 기존 품목의 품질·만족도 검토 등을 통해 구성의 다양성과 실효성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기부자 예우 확대를 통한 재기부 유도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 이에 군은 모든 기부자에게 감사 문자 메시지를 발송하고 있고, 연말에는 감사장을 제작해 발송할 예정이다. 또한, 고액 기부자를 위한 온라인 '명예의 전당'을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도 합천군보를 통해 기부자 명단을 공개하고, 공공시설 입장료 감면 또는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애향인증'을 발급해 기부자를 예우하고 있다.

나아가 지역 간 연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합천군 관계자는 "군수는 물론 모든 공무원이 고향사랑기부제 홍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다른 지자체, 기관과의 상호 교차 기부에도 힘을 쏟고 있다"며 "고향사랑기부제가 활성화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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