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지리산 국립공원 주불 구역 분석결과 설명
낙엽층 머금고 있는 불씨 탓에 산불 재발 현상 반복
"급경사·초속 10m 이상 돌풍 불어 접근·진화 애로"

28일 밤 산림청 진화대원이 산불구역 내 1m 높이 낙엽층에서 낙엽을 퍼내고 있다. /산림청
28일 밤 산림청 진화대원이 지리산 내 허리까지 올라온 1m 높이 낙엽층에서 낙엽을 퍼내고 있다.  /산림청

산청 주불이 쉽게 꺼지지 않고 확산하는 이유로 '1m 쌓인 낙엽층', '급경사지', '초속 10m 이상의 돌풍·강풍' 등이 지목됐다.

오후 2시 산청군 시천면 현장통합지휘본부에서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산청 산불 진화가 더딘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에 따르면 산청 주불이 있는 구역인 천왕봉 4.5㎞ 아래는 40도 이상의 급경사지인 데다 산불 발생 시기 동안 초속 10m 이상 강풍이 부는 곳이다. 그런 데다 바닥에는 최대 1m까지 쌓인 낙엽층이 있고, 위로는 소나무 등의 산불에 약한 침엽수가 뻗어 있어 산불 진화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권춘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연구과 박사는 "28일 산불구역을 조사한 결과, 산비탈에 40cm~ 1m까지 쌓인 낙엽층이 지속적으로 재발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헬기에서 뿌리는 물로는 이 깊은 낙엽층의 겉표면만 적시기에 인력이 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28일 
28일 오후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불이 꺼진 곳을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결과, 낙엽 속에 100도 이상 불씨를 머금고 있는 모습. /산림청

실제로 산청 산불 현장에서 29일 54대에 달하는 헬기가 투입돼 산불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극적인 진화율 변화는 없다. 헬기가 뿌리는 물은 낙엽 아래로 스며들지 않고, 산 경사를 따라 흘러가버려 산불 구역이 물을 머금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설명이다.

산림당국이 열화상 카메라로 28일 불이 꺼진 현장을 촬영한 결과, 눈으로 봤을 땐 불이 꺼져 있는 곳도 낙엽층 안에 100도 가량의 불씨를 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 박사는 "불씨를 덮고 있는 낙엽이 강풍에 날아가고 불씨가 드러나면 다시 산불로 이어지는 현상이 반복하고 있다"며 "높은 해발 고도와 빽빽한 숲 구조는 인력 진화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산림당국은 인력을 투입해 쌓인 낙엽을 갈퀴 등으로 걷어내고, 화선을 저지하는 방식으로 진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권 박사는 "대형산불은 초기 확산 방지가 중요하다"며 "수목 밀도 조절, 임도 개설 확대, 전문 진화대 교육 강화, 대용량 산불 진화 헬기·고성능 진화차량 보급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림청은 30일 오후 산청 산불의 주불 진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지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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