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지 이전 등 검토, 현지 출장 동향 파악 나서기도
마산자유무역지역에서 냉난방공조기를 생산하는 ㈜웰템 박정우 대표가 5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 회사는 연간 200억 원 이상을 미국으로 수출하는데 박 대표가 직접 미국 현지를 방문해 시장 동향을 파악하고 고객사를 만날 예정이다.
박 대표의 이번 미국 방문은 10일~12일 열리는 올랜도 냉난방박람회 참석도 있지만, 최근 불거진 관세 부과 움직임과도 무관치 않다. 웰템 관계자는 “(관세 조치 전) 가능한 한 서둘러 제품을 미국으로 보내려고 한다”라며 “미국에 가서 고객사 등과 협의해보고 구체적 대응책을 마련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남 도내 수출기업들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캐나다와 멕시코에 부과하기로 한 25% 관세를 한 달간 유예해 긴장감이 다소 누그러졌지만 언제든지 재촉발할 우려가 있고, 우리나라에도 고율 관세를 매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 수출 관세가 10~20% 인상되면 수출기업은 이익이 크게 줄어 미국 시장에서 입지가 흔들릴 수도 있다.
하동에서 냉동김밥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복을만드는사람들㈜은 환율과 관세가 걱정거리다. 환율이 안정적이지 않고 변동폭이 커서 제품을 보내놓고 한두 달 후 돈을 받을 때는 손해를 보게 될 우려가 있어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냉동김밥을 수출하려는 경쟁 업체가 많아진데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까지 올리면 이중고를 겪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복만사 관계자는 “올해 들어 미국 바이어들의 분위기가 가라앉은 데다 관세까지 올리면 수출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다만 우리 제품은 현지에서 대체 불가능한 상품이어서 다른 제품에 비해서는 영향이 덜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관세 문제에 민감한 수출기업은 생산지 이전 등 여러 방면으로 대응책을 고민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규모 무역적자국인 중국, 멕시코, 베트남, 한국 등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들 국가에는 모두 LG전자 생산공장이 있다.
LG전자는 미국이 고율 관세 부과를 실행하면 각 상황에 따른 대응 방안을 수립해놓고 있다. 필요하면 선행 생산으로 물량을 분산하고, 유통업체와 협업해 고율 관세 부과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현재 운영 중인 미국 내 생산시설 운영 노하우를 활용해 생산을 미국에 집중하고, 기존 생산지별 물량을 조정하는 방안도 고려 범위에 두고 있다.
자동차와 방위산업 부품 등을 생산하는 현대위아는 미국 진출을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다. 다만 멕시코법인에서 생산하는 물량은 대부분 미국이 아니라 중남미에 팔리는 것들이어서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조치에는 비교적 영향을 덜 받는 편이다. 또, 현대위아 자동차 부품은 대부분 국내 현대차와 기아에 납품되고 미국으로 직수출 되는 제품이 없어서 걱정이 덜하다.
창원상의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올려도 FTA(자유무역협정)가 체결되어 있는 품목은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FTA 품목이라도 미국이 보복관세를 적용하면 FTA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트럼프 행정부가 우리나라와 FTA 협상을 다시 하자고 할 수 있어서 상황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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