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2022년 대선 후보 시절 방명록
‘희생 기리며 자유민주주의 지킬 것"
지금은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 신분

윤한홍 "민주 영령 희생 받들겠다"
국민에 총부리 겨눈 윤 대통령 옹호

지난 9월 30일 국립3.15민주묘지 광장에서 열린 '제12회 3.15의거 희생자 위령제'. /최석환 기자
지난 9월 30일 국립3.15민주묘지 광장에서 열린 '제12회 3.15의거 희생자 위령제'. /최석환 기자

불법 비상계엄으로 민주주의 파괴를 시도한 윤석열 대통령, 그리고 이를 옹호하는 국민의힘 정치인들. 그동안 ‘민주주의’를 입에 올렸던 이들의 위선은 국립3.15민주묘지(창원 마산회원구 구암동) 방명록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2022년 1월 14일 국립3.15민주묘지를 찾았다. 그는 방명록에 이렇게 적었다.

‘3.15 영령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며 자유민주주의 확실히 지켜내겠습니다.’

윤 대통령은 당시 경남과 부산·울산을 도는 1박 2일 일정 중 국립3.15민주묘지를 가장 먼저 찾았다. 그는 그 이유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당연한 거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특히 “돌아가신 영령들의 희생이 무모하지 않도록 반드시 정권 교체해서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와 국가 정체성을 확실하게 찾아 국민께 드리겠다”는 발언을 남겼다.

그는 현재 ‘영령들의 희생 정신’을 훼손하고 ‘자유민주주의’ ‘국가 정체성’을 파괴한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다.

마산을 지역구로 둔 국힘 국회의원들 역시 국립3.15민주묘지에 발걸음 하고 있다. 윤한홍(창원시 마산회원구) 의원은 2017년 이후 매해 1월 1일 이곳을 찾았다. 2022년에만 보좌관이 대신 참배했다. 그는 올해 방명록에는 ‘민주 영령의 희생을 받들어 반듯한 대한민국 만들기에 앞장서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최형두(창원시 마산합포구) 의원은 올해 ‘315의거 선열 뜻 이어받아 더 큰 민주주의, 더 행복한 나라 함께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두 사람은 불의에 맞서다 희생된 이들의 정신을 기리겠다는 말과 달리, 국민에 총부리를 겨눈 윤 대통령 탄핵안 국회 표결(이달 7일)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그 외 국힘 정치인들도 이곳을 찾아 방명록에 기록을 남겼다.

홍남표 창원시장은 시장 후보 시절이던 2022년 5월 19일 방명록에 ‘3.15 희생자들의 고귀한 정신을 기리며 반듯한 창원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홍 시장은 윤 대통령 탄핵안 국회 가결 직후 창원특례시 명의 입장문을 통해 “나라 안팎의 여러 어려움 속에 국가적인 혼란까지 더해진 것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장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혀 시민 비판을 받았다.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 때 오락가락 행보를 보인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는 올해 1월 국립3.15민주묘지를 찾아 ‘민주주의를 지켜낸 3.15의거 정신을 본받아, 좋은 정치 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3.15의거 단체는 윤 대통령을 비롯한 국민의힘 정치인들의 행태를 위선적이라고 비판했다.

주임환 3.15의거기념사업회장은 “방명록 속 글자들이 자기모순을 보여준다”며 “특히 윤 대통령은 방명록에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말을 남겼지만, 결과적으로 겉과 속이 다르다는 것이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란 사태로 국민의힘 정당 꼴도 우습게 돼버렸다”며 “3.15민주묘지에 남은 어록은 사라지지 않고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환 기자

제64주년 3.15의거기념일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구암동 국립3.15민주묘지 참배단벽 모습이다. 당시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는 조각이 벽에 새겨져 있다./김구연 기자
국립3.15민주묘지 참배단벽. 당시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는 조각이 벽에 새겨져 있다. /김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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