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김 여사 통화 강조하며 김영선 선거 준비 지시
김대남 전 행정관 출마 포기 때 측근 전략공천 하소연

정치·행정 현안을 시간선(timeline)을 따라 다양한 시선과 경남도민일보 관점으로 정리합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최근 정치권을 흔드는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은 크게 두 줄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창원 의창을 무대로 김영선 전 의원과 정치 컨설턴트 명태균 씨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의혹입니다. 여기에 개혁신당도 얽힙니다. <뉴스토마토>가 관련 보도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다른 한 줄기는 경기 용인 갑 선거구가 무대입니다. 22대 총선 당시 이곳에서 출마를 준비했던 김대남 전 청와대 행정관과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 통화 내용이 공개됐습니다.

공천 개입 의혹과 별개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관련 의혹 보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JTBC>가 연속으로 단독 보도를 내고 있습니다. 어쨌든 교집합은 김 여사입니다.

이번 '시간선'에서는 공천 개입 의혹만 중간정리하고자 합니다. 더하는 것보다 덜어내는 게 목적입니다. 앞으로 이 사안이 아무리 복잡하고 비대해져도 본질은 단순합니다.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입니다. 그 포인트를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창원 의창구 선거 개입 의혹 = 2022년 4월 창원 의창이 지역구인 박완수 국회의원은 국민의힘 경남도지사 후보로 확정됩니다. 창원 의창은 보궐선거 지역이 됩니다. 김영선 전 의원은 바로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합니다. 지역 기반이 탄탄하지 않았던 김 전 의원이 어떻게 최종 후보로 공천받을 수 있었을까. 의혹은 여기에서 출발합니다.

<뉴스토마토>는 그 배경으로 명태균 씨를 지목하고 통화 녹취를 공개합니다. 녹취에서 명 씨는 윤석열 대통령·김 여사와 직접 통화한 점을 강조하며 김 전 의원 측에 본격적인 선거 준비를 지시합니다. '윤 대통령·김 여사와 직접 통화'가 첫 번째 포인트입니다.

뉴스토마토 유튜브 방송 갈무리.
뉴스토마토 유튜브 방송 갈무리.

김 전 의원 처지에서 보궐선거 공천보다 더 놀라운 상황은 22대 총선 과정에서 일어납니다. 창원 의창 출마 포기-김해 갑 선거구 출마 선언-컷오프로 이어지는 과정입니다. "김영선 컷오프야, 여사가 직접 전화 왔어"라는 명 씨 통화 녹취 내용이 이 시점에 남은 것입니다. 2월 18일 통화 내용이고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김 전 의원 공천 배제를 발표한 날짜는 3월 2일입니다. '여사가 직접 전화 왔어'와 '공천관리위원회 발표 전 인지'가 두 번째 포인트입니다.

이후 공천에서 배제된 김 전 의원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만나 '김 여사 공천 개입 폭로'와 '개혁신당 비례 순번'을 놓고 협상을 벌인 것은 본질에서 한 걸음 떨어집니다. 김 여사에게서 받은 메시지가 있고, 현직 의원 한 명이 아쉬웠던 개혁신당이 비례 순번을 내놓기에는 뭔가 약했다는 정도로 정리하면 되겠습니다. 하동 칠불사 회동과 새벽 묘목 심기 등 뒷이야기는 흥미롭지만 여기서 더 파고들어갈 내용은 아닙니다.

명 씨에게 김 전 의원이 꼼짝하지 못했고, 세비를 절반이나 갖다 바쳤으며, 경남지역 정치인 상당수가 명 씨가 운영한 여론조사업체에 일감을 맡긴 내용도 잠시 미뤄도 됩니다. 명 씨 영향력은 대통령·여사와 직통하는 관계, 최소한 주변에서 그럴 것이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작동했습니다.

◇경기 용인 갑 선거 개입 의혹 = <서울의소리>는 23일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 녹취를 공개했습니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김 전 행정관이 22대 총선 경기 용인 갑 출마를 준비했는데 김 여사가 미는 사람 때문에 일을 그르쳤다는 하소연입니다.

김 전 행정관은 2023년 12월 용인 갑 선거구 예비후보로 등록합니다. 이어 2024년 1월 6일 출판기념회도 열었습니다. 전형적인 출마자 행보입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을 '전략공천'합니다. 김 전 행정관은 2월 26일 이 전 비서관 지지선언을 합니다. 당시 출마를 준비했던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이 잇달아 이 전 비서관 출마를 반대하던 시점에서 발 빠른 대응이었습니다. <서울의소리>가 공개한 녹취록은 이 시기에 통화한 내용으로 보입니다.

김 전 행정관은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와 통화에서 "이철규가 용산 여사를 대변해서 공관위에서 일을 하고 있다"며 "아주 그냥 여사한테 이원모 하나 어떻게 국회의원 배지 달게 해주려고 저 ××을 떨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 기자에게 전략공천을 견제할 수 있는 행위를 따로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내 김 여사를 적으로 돌리지 않고 후일을 도모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꿉니다. 이 내용 역시 녹취로 남아 있습니다. 전략공천을 받은 이 전 비서관을 가장 먼저 지지하는 예비후보가 된 행적과 맞아떨어집니다.

용인 갑 선거 과정에서는 세 가지 포인트가 있습니다. 먼저 김 전 행정관이 언급한 '용산 여사'입니다. 녹취에서는 윤 대통령이 전혀 언급되지 않습니다. 전략공천을 단행한 주체는 김 여사가 유일한 것처럼 보입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언급되지 않는 게 두 번째 포인트입니다. 선거를 관리하는 정당 내 기구가 그저 들러리 역할을 한 듯합니다. 김 여사 공천 개입 수단으로 이철규 의원이 언급된 것이 세 번째 포인트입니다. 앞서 명태균 씨 뒷배가 대통령이고 여사였다면 실제 개입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그 단서가 김 전 행정관 녹취에서 언급된 셈입니다.

◇시간선의 시선 = 지금까지 언급한 포인트를 다시 정리하겠습니다. △윤 대통령·김 여사와 직접 통화 △여사가 직접 전화 △공천관리위원회 발표 전 인지 △용산 여사 △언급되지 않는 대통령과 공천관리위원회 △이철규가 용산 여사 대변 등 6가지입니다. 

첫 번째 교집합은 김 여사입니다. 공천 개입 의혹만 놓고 보면 대통령은 지나치게 소극적이고 공천관리위원회는 존재감이 없습니다.

두 번째 교집합은 국민의힘 공식 기구인 공천관리위원회 무시입니다. 명태균 씨 녹취에서 모든 통보는 공천관리위원회 발표를 한참 앞섭니다. 김대남 전 행정관 녹취에서 공천관리위원회는 그저 '용산 여사' 지시를 이행하는 수단입니다.

결국 돌고 돌아서 남는 한 가지 쟁점은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이 되겠습니다.

/이승환·최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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