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과 여당 지도부 20명 만찬
밀도 있는 논의나 대화 거의 불가능
한 측 '독대 요청'에 대통령실 '불만'
지지율 20% 정국 전환 성과 없을 듯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만찬 회동이 24일 열린다. ‘윤-한 회동’은 국민의힘 전당대회 직후인 7월 24일 이후 두 달 만이다. 한 대표 측이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독대’를 두고 논란이 있지만 이날 회동은 역대 최저인 지지율 20%(한국갤럽 기준)를 기록한 정부와 여당 대표가 민심 이반 주요 원인이자 최대 현안인 의료 대란 해법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 ‘정국 전환점’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3일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최근 가장 관심이 많이 모이는 여·야·의·정 협의체와 관련한 논의가 있을 것 같다”면서 “대통령 체코 공식 방문 성과도 같이 공유하고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애초 지난달 30일 예정된 만찬은 한 대표의 ‘2026학년도 의대 증원 유예’ 제안으로 당정이 엇박자를 내 연기됐다.
한 대표는 의료 대란 해결을 논의할 여·야·의·정 협의체를 출범시키고자 내년도 의대 정원 증원 문제 등 모든 안건을 열어두고 논의하자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내년도 의대 정원 증원을 여·야·의·정 협의체 의제로 올리는 데 반대한다. 이미 2025학년도 수시모집 등 대학입학전형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조정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견해다.
한 대표로서는 회동에서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에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건의하는 등 의·정 갈등 해결 실마리를 마련해야 할 상황이다. 이는 더불어민주당과 정국·여론 주도권 경쟁에도 필요하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2일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을 만나 정부를 제외한 여·야·의 협의체 구성 방안을 논의했다.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당 의료대란대책 특별위원회는 23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윤-한 회동이 배만 채우고 성과는 없는 ‘빈 손 만찬’이 돼서는 안 되다”며 “구체적인 성과 없이 회동 자체를 ‘성과’로 포장하는 관행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강력히 경고한다”고 압박했다.
지지율 하락에 또 다른 원인 중 하나인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공천 개입 문제 등이 거론될지도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24일 국무회의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 특검법은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표결이 이뤄질 수 있다. 국민의힘은 ‘단일대오’를 강조하지만 당내 김 여사를 향한 부정적인 여론 또한 만만치 않다. 이와 관련해서도 정부·여당 차원의 태도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면 국민 실망이 더해질 수 있다. 여론이 더욱 악화해 20% 지지율마저 무너진다면 정국이 더 혼란해질 수 있다.
그럼에도 회동에서 밀도 있는 대화가 오가고 정국과 여론 흐름을 바꿀 성과가 나올지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만찬 회동’이라는 형식 탓이다. 만찬에는 국민의힘 지도부와 대통령실 고위 참모(수석비서관급 이상)를 포함해 20명이 넘는 인원이 참석할 예정이다. 한 대표 ‘독대’ 요청은 이 연장선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를 두고 “이번 만남은 대통령실과 새 지도부 간 상견례 자리”라면서 “현안을 다루겠지만 논의하고 토론하는 자리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독대 요청’을 두고 서로 “언론에 발설한 적이 없다”며 맞서고, 장예찬 청년재단 대표·권성동 의원 등 친윤석열계 인사들은 물론 홍준표 대구시장까지 한 대표 행동을 비판하고 나서는 모습은 이번 회동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에 힘을 싣는다. 김 여사 문제가 언급되면 회동 분위기는 더욱 경색될 수 있다는 점도 한 가지 이유다.
/김두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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