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발생 한 달 만에 절반 덮어
환경단체 수문 개방 등 촉구
시 "제거·방지 작업 나설 것"
창원시 의창구 동읍 주남저수지가 녹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보다 한 달 일찍 발생하더니 2주 만에 상당 구간이 녹색으로 뒤덮여버렸다.
경남시민환경연구소가 14일 오전 주남저수지 녹조 발생 현황을 조사한 결과, 녹조는 저수지 권역 절반 이상에서 확인됐다. 이달 1~14일 사이 산발적으로 내린 비로 한때 녹조는 누그러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날이 맑아지고 기온이 오르면서 다시 확산세로 돌아섰다. 주남저수지 동판은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산남·주남은 발생 범위가 넓다.
이런 이유로 환경단체는 지난 13일 저수지 관리 책임을 맡는 한국농어촌공사 창원지사와 창원시를 찾아 수문 개방을 촉구했다. 15일 수문 개방을 계획했던 농어촌공사는 이날 한시적으로 수문을 열고 녹조 물을 밖으로 흘려보냈다. 그러나 이내 문이 닫히면서 띠를 이룬 녹조는 여전히 저수지에 남아있는 상황이다.
임희자 창원물생명시민연대 공동대표는 "물 순환이 절실하다"며 "창원시는 녹조 현황을 조사하고 수질과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수지 물이 농업용수로 가는 걸 막아야 한다"며 "또 녹조를 막지 않으면 인체로 녹조 독소가 들어오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낙동강에서 물을 퍼서 저수지로 옮기고 기존 물을 밖으로 빼내는 작업과 수문 개방 등 조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창원물생명시민연대는 성명을 내고 △주남저수지 수문 개방 △녹조 위험성 경고안내판 설치 △녹조 발생 원인 규명 △근원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창원물생명시민연대는 "주남저수지 녹조 우심 지역인 산남저수지 선착장과 용산선착장에 녹조 층이 두껍게 형성됐다"며 "아직 덜 자란 물고기가 그곳에서 배를 뒤집은 채 맥없이 펄떡이다 이내 죽어가는 참상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장면은 낙동강의 녹조 문제가 가장 심각했던 시기 중 하나로 기록되고 있는 2018년 합천보 상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며 "창원시와 농어촌공사 창원지사가 창원시민을 녹조 독의 실험 대상 마루타로 삼는 것이 아니라면 당장에 주남저수지 수문을 열고 주남저수지 녹조 발생 원인 규명과 함께 근원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녹조는 지난 6월 말부터 △산남저수지 수문 상류 △주남저수지 입수 지역 △용산마을 앞 수변 덱 △죽동 선착장 △재두루미 쉼터 제방을 따라 넓게 퍼지고 있다. 창원시는 이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녹조 제거와 방지 작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 주남저수지과 관계자는 "그동안 농어촌공사가 물을 뺐다가 잠그는 작업을 쭉 하고 있었지만, 날이 맑아지면서 녹조가 다시 심해졌다"며 "농어촌공사와 협의해 녹조 띠를 제거하고 수문을 열어 저수지 물을 빼내는 작업도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최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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