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4살 두 딸을 키우다 보니 병원에 자주 간다. 한 달에 한 번꼴인데 "3일 후에 다시 오세요"라는 말을 들으니 일주일은 병원 예약이나 진료 대기를 신경 써야 한다. 동네 소아과는 늘 만원이라 '똑딱'이라는 진료예약 프로그램을 쓰는 소아과를 일부러 찾는다. 종종 응급실에도 간다. 당직의가 소아청소년과가 아니라 무작정 기다리기도 했고 다음 날 다시 찾으라는 말도 들은 적 있다.
경상국립대 의과대학 정원이 늘어난다기에 반겼다. 경남도는 인구 1000명당 의사 수 1.74명으로 의사 인력이 부족하다. 전국 평균은 2.18명이다. 경상국립대 의대 정원도 10만 명당 2.3명으로 전국 평균 5.9명의 39% 수준에 불과하다. 지역대학 의대 졸업생이 지역에 남아 필수의료인력이 되기까지 뒷받침돼야 할 정책이 많지만 우선 의사 수가 늘어나야 한다.
하지만 의사회는 반발한다. 전공의들은 사직서를 제출, 무단결근 중이다. 경남지역 10개 병원에서 수련 받는 전공의 90% 가까이 사직서를 내 집단행동을 하고 있다.
한 친구가 말했다. "의사 파업이 왜 이렇게 거슬릴까 곰곰이 생각해봤거든. 난 파업 지지자야. 버스 노조나 철도 노조가 하루라도 파업하면 시민 발이 묶였다는 둥 시민을 볼모로 삼는다는 둥 언론에서 떠들어대지만 그들이 권리를 말하는 최후 수단이기 때문에 오히려 응원하게 되지. 전공의 집단행동, 의대생 동맹 휴학은 그들이 괴물 같아."
지난 주말 동네 카페에서 옆자리 수다가 들렸다. "갑자기 아들이 의대 가겠대. 기특하다고 말해줬어." 학원가는 의대 입시 긴급 설명회를 열고 비수도권 지역인재전형을 노려 지역 유학(?)을 권한단다.
정부가 쏘아 올린 의대 정원 증원에 우리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미지 자치행정1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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