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선거로 본 22대 총선 경남 전망]

1990년 '3당 합당' 이후 보수정당 강세
2002년 대선 기점 민주당계 정당 부상
국민의힘 총선 16개 선거구 석권 '균열'
민주당 17대 이후 김해·양산 벨트 구축
2000년대 초반부터 진보정당 '기회'도

영남은 정말 보수세가 견고한 지역일까. 역대 선거판 형세를 살펴보면 지역별 편차는 분명하다. 특히, 동남권인 경남·부산·울산 변화가 두드러진다. 1990년 1월 민주정의당, 통일민주당, 신민주공화당이 민주자유당으로 합친 이른바 ‘3당 합당’ 이후 보수 지지세가 강해졌지만 2002년 대선 이후 민주당계가 낙동강 벨트를 형성해 나가면서 점차 경합에 가까운 지형으로 재편되는 흐름을 보인다. 2000년대 초반을 기점으로 경부울은 진보정당에도 ‘기회의 땅’이었다.

윤석열 정부 국정을 좌우할 중간선거인 22대 총선은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경남 정치지형은 서북부와 동남부로 나뉜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각각 기존 의석을 지키면서 확장을 꾀하고, 진보정당은 지지 기반을 되찾는 데 사활을 건 형국이다.

◇대통령 선거 = 1997년 15대 대통령 선거는 헌정 사상 첫 민주적 정권교체로 평가된다. 투표율 80.7%를 기록한 이 선거에서 야당 새정치국민회의(현 더불어민주당) 김대중 후보가 득표율 40.27%(1032만 6275표)로 당선했다.

보수표 분산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경남만 놓고 보면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이회창 후보가 55.14%로 국민신당 이인제 후보(30.1%)와 김대중 후보(11.04%)를 앞섰다.

2002년 16대 대선에서 국민은 새천년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 노무현 후보(48.91%)를 선택했다. 김해 출신 노 후보는 경남에서도 27.08% 득표율로 선전했다. 물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경남에서 67.52%로 이겼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4.97%를 기록했다.
 

경남 역대 선거 결과 현황
경남 역대 선거 결과 현황

63.0%로 역대 최저 투표율을 보인 2007년 17대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48.67%로 대통합민주신당(현 더불어민주당) 정동영 후보(26.1%)를 꺾고 당선했다. 6자 대결 구도에서 이명박 후보는 경남에서 55.02%를 얻었고, 정 후보 12.35%와 무소속 이회창 후보 21.48%로 분산됐다.

2012년 18대 대선에서는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박근혜 후보가 51.55%로 당선했다. 이때가 경부울과 대구·경북 표심이 달라지기 시작한 기점으로 평가된다. 박 후보는 경남에서 63.12%를 획득했으나 김해에서 52.17%에 그쳤다. 거제 출신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경남에서 36.33% 지지를 받아 경부울에서 전체 표차를 줄였다.

박근혜 탄핵 이후 2017년 5월에 치러진 19대 대선(투표율 77.23%)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41.08%를 받아 당선했는데, 경남 득표율은 36.73%였다. 경남도지사를 지낸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홍준표 후보는 37.24%로 격차를 내지 못했다. 영남권 표심이 3당 합당 이후 27년 만에 크게 갈린 대선이었다.

2022년 20대 대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48.56%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47.83%)에게 근소한 차이로 신승한다. 윤 후보는 경남에서 58.24%, 경부울 통틀어 60%대 득표율을 찍지 못했다. 이 후보는 경남에서 37.38%로 민주당계 30%대 기반을 유지했다.

지난해 6·1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사전투표일인 27일 오전 서울 중구 다산동 사전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유권자가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의원 선거 = 2000년 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133석으로 과반의석(137석) 확보에 실패했지만 원내 1당을 유지한다. 이때까지 경남 16개 선거구 압승을 기록하는 등 영남권에서 울산 동구를 제외하고는 모두 석권했다.

변화가 감지된 기점은 열린우리당(현 더불어민주당)이 과반 152석을 획득한 2004년 17대 총선이다. 경남에서 한나라당 14석, 열린우리당 2석, 민주노동당 1석으로 나뉘었다. 열린우리당이 김해 갑·을, 민주노동당이 창원 을에서 승리한 판도 변화는 ‘낙동강 벨트’와 ‘진보정치 1번지’ 시작점이었다. 한나라당 47.31%, 열린우리당 31.65%, 민주노동당 15.81% 등 비례대표 득표도 분산됐다.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에 치러진 2008년 18대 총선은 민주당계가 참패한 선거로 기록된다. 경남에서 한나라당 13석, 통합민주당 1석(김해 을), 민주노동당 2석(창원 을·사천), 무소속 1석으로 진보정당 성과가 두드러졌다. 비례 득표는 한나라당 45.03%, 친박연대 17.95%, 민주노동당 10.62%, 통합민주당 10.51%로 나타났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152석으로 과반 획득에 성공한 새누리당은 경남에서도 14석을 얻으며 압승했다. 민주통합당은 경남 1석(김해 갑)에 그쳤지만 김해 을과 양산에서 접전을 벌였고, 부산 2곳에서 이겼다. 특히,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경남에서 각각 25.61%, 10.53% 정당 득표율로 선전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경남은 새누리당 12석, 더불어민주당 3석, 정의당 1석으로 바뀌었다. 122석 획득에 그치며 참패한 새누리당은 경남에서도 김해 갑·을, 창원 성산구, 양산 을에서 패배한다. 민주당은 경남과 부산에서 8석을 얻으며 낙동강 벨트를 넓혔다. 이때부터 경남 서북부와 동남부로 표심이 갈라지기 시작했다.

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2020년 21대 총선 때 경남 결과는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12석, 더불어민주당 3석(김해 갑·김해 을·양산 을), 무소속 1석이었다. 보수정당은 수성, 민주당은 낙동강 벨트를 지켜 4년 전과 비슷한 지형을 보였다. 경부울 유권자 정당 간 이동, 이른바 ‘스윙’이 두드러진 상황에서 보수정당으로 저울추가 기울었던 총선이라는 평가와 함께 서북부와 동남부 표심 이질화 현상이 크게 나타났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2020년 4월 21대 국회의원선거 창원시 성산구 반송동행정복지센터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길게 줄을 서서 투표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경남도민일보DB
2020년 4월 21대 국회의원선거 창원시 성산구 반송동행정복지센터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길게 줄을 서서 투표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경남도민일보DB

◇전국동시지방선거 = 1998년 2회부터 2022년 8회까지 전국동시지방선거 경남 결과는 보수정당과 민주당계가 반전을 거듭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2회부터 4회까지 김혁규·김태호 등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했다. 2010년 5회 때는 무소속 김두관 후보가 당선하면서 첫 민주당계 도지사를 기록했다. 김두관 도지사 사퇴로 2012년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당선한 새누리당 홍준표 후보는 2014년 6회서도 재선했다.

보수정당에 다시 힘이 실리는 듯했으나 2018년 7회서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가 자유한국당 김태호 후보를 꺾고 당선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경부울 광역자치단체장을 석권했다. 2012년 18대 대선, 2016년 20대 총선, 2017년 19대 대선 등 앞선 선거에서 민주당이 낙동강 벨트 구축에 들인 공이 성과를 낸 것이다.

경남 18곳 시장·군수 선거에서도 2006년 4회 때 열린우리당 2명, 2010년 5회 민주당 1명, 2014년 6회 새정치민주연합 1명, 7회 더불어민주당 7명 등 민주당계가 확장했다. 그러나 20대 대선과 잇달아 치러진 2022년 8회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박완수 도지사 후보가 압승하는 등 최근 경부울에서 보수세가 강해졌다.

/최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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