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동아지매' 김경년 씨 기획
판화·캘리그래피·북아트 등
지역작가 6인과 작품화·전시
"올해 주민 참여 확대하고파"
마을탐방대 '누비도'는 지난해 9월 27일부터 10월 30일까지 창원시 마산합포구 성호생활문화센터 2층 갤러리에서 성호동과 추산동 인근의 마을 이야기를 12폭의 한지에 담아 전시했다. 이 프로그램은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당시 '지역형 생활문화 활성화 시범사업-다시, 마을에서'라는 사업의 하나로 진행됐다. 성호생활문화센터 주최로 '창동아지매'로 알려진 김경년 씨가 기획을 맡아 이뤄졌고, 이 사업에 6명의 지역 예술가가 참여했다.
이런 사업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까 우려됐지만 성과가 좋아 올해도 계속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지난해는 코로나 여파로 마을 주민이 많이 참여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지난 행사 때 어땠는지, 앞으로 어떻게 했으면 좋을지 몇몇 참여 예술가들과 얘기를 나눴다.
김경년 씨나 참여했던 하지원·윤형근·정순옥·조은교·전명순·서진경 작가는 한결같이 올해도 하게 되면 코로나 상황이 좋아져 주민과 함께 신나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먼저 김경년 씨 이야기다. "조은교 작가 작업실에 가보니까 12폭으로 된 작품이 있더라고요. 그걸 보고 다양한 형태로 마을의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 싶어 이걸 '다시, 마을에서' 사업에 맞춰 기획했어요. 그래서 이 동네 작가 6명을 모으고 각 2점씩 만드는데 주민들도 함께하면 좋겠다 싶었죠. 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모이는 인원 제한이 있던 때라 대부분 작가가 작품만 내고 전시했어요. 마을축제를 하면서 마산박물관 기둥에 붙였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그러면서 한마디 덧붙인다. "창원을 대표하는 단어가 '누비다'잖아요. 자전거는 누비자, 지역화폐는 누비전, 공공배달앱은 누비고라면서요. 창원의 마을을 탐방하고 동네 이야기를 담는 사업을 '누비도(道)'로 공식화했으면 좋겠어요."
캘리그래피 부문을 맡은 하지원 작가. "의뢰를 받고 추산정의 봄에 대해 썼어요. 거기에 당시 이야기도 담고요. 캘리그래피는 주민들과 함께 작업하면 좋은데, 그러지는 못했고요. 대신 성호생활문화센터에서 주민 10여 명이 모인 가운데 강의는 했어요." 올해 이 사업이 또 진행되면 참여할 것인지 물었다. "당연하죠. 코로나 때문이기도 하지만 창동의 예술가들이 외부로 활동을 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체험활동을 시민과 같이 하면 아무래도 창동 활성화에 도움이 되겠죠."
정순옥 작가는 추산동에 있는 문신미술관과 마을의 이미지를 판화로 작업했다. "창동은 창동 이미지가 있고 성호동은 성호동의 이미지가 있잖아요. 그런 것을 주민들과 함께 판화로 표현해봤어요. 야외에서 작업했는데 만들기도 쉽고 재미있으니까 반응이 좋았어요."
전명순 작가는 '임항선 그린웨이'라는 이름으로 염색 작품을 맡았다. "누비도 팀하고 같이 작업했어요. 한지에 감물을 입혀서 햇볕을 만나면 갈색톤이 되는데 여기에 치자열매를 붙이고 치자색도 칠하고. 그때 작업할 때 신나게 했어요."
서진경 민화 작가는 정법사 이미지를 담았다. "전 어렸을 때부터 정법사에 자주 다녀 추억이 좀 있는데 그곳에 있는 목어와 운판, 돌호랑이, 연꽃, 국화를 그려봤어요. 올해도 이런 프로그램이 마련되면 지난해 코로나 때문에 못했던, 주민과 함께하며 더욱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을 것 같아요."
북아트를 하는 조은교 작가 이야기도 들어봤다. "성호동은 마산 최초의 도서관이 있었으니 책 이미지를 넣고 또 씨름의 고장이기도 하니 그것도 표현해보자 했는데, 마땅한 게 없어 고민하던 중 샅바를 하면 좋겠다, 하고 청색 홍색의 샅바에 모래를 뿌려 작품을 만들었죠."
이들의 활동 이야기는 '다시, 마을에서' 사업으로 발간된 책자에 들어갔다. 거기에 참여한 주민들의 이야기도 한 줄씩 실렸다. "판화작업을 얼마 만에 해보노, 중학교 때 하고 처음이다."(이정옥) "정법사 종각에 목어, 운판이 있다는 걸 모르고 지냈다. 보려고 해야 보이는 아름다운 것들이 많다."(진서현) "추산동 언덕에 있는 마산 최초 도서관과 거기에서 근무했던 고 이필이 선생님의 이야기가 기억에 오래 남았다."(박은혜) "체험을 하면서 작품의 과정마다 참으로 수고의 시간이 필요함을 알게 되었다. 근데, 작업이 끝나고 나니 너도 좋고 나도 좋고 더불어 좋았다."(이름 밝히지 않은 한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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