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약속 어긴 창원시 유감"

30일 오전 창원시가 신축 야구장 부지로 진해 육군대학 터를 발표하자, NC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탄식 속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NC는 관심이 집중된 연고지 이전 문제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NC 다이노스 배석현 단장은 이날 〈경남도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창원시의 이번 결정은 대다수 시민에게 불편과 고통을 강요하고, 그 결정 과정에서 시민이 배제된 것이기에 수용하기 어렵다"면서도 "현재 시점에서 연고지 이전 검토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실제 연고지 이전은 NC뿐 아니라 원정팀과 원정 응원 팬도 관련된 문제여서, KBO와 논의할 부분이지 NC가 단독으로 결정을 내릴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역시 유감을 표명했다. KBO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창원시가 접근성이나 건립의 용이성 등을 고려해 최적의 입지를 선정할 것을 약속했지만, 약속을 저버리고 진해 육군대학 터를 신축 야구장 부지로 확정한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KBO는 "창원시가 2011년 3월 엔씨소프트의 신규구단 회원가입 신청서 제출 당시 '엔씨소프트 프로야구단 지원계획'을 통해 신축구장 부지 선정시 전문가 및 시민의 다양한 여론 수렴을 통한 최적의 입지를 선정할 것을 약속했다"며 "이후에도 개발여건 분석과 기반 시설 계획 등을 포함한 경제적 타당성을 종합 검토하고 전문가의 의견 수렴, 시민공청회 및 간담회, 여론조사 등의 과정을 거쳐 선정하겠다고 공식문서로 밝힌 바 있다"고 지적했다.

KBO는 창원시에도 공문을 보내 그동안 시가 밝혔던 신축 구장 입지에 대한 여론 수렴 과정과 3단계 타당성 조사 결과를 공개하는 한편, 2016년 3월까지 구장을 짓겠다는 창원시 주장의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NC는 창원시의 공식 발표 이후 이태일 대표, 이상구 부사장, 배석현 단장 등 구단 경영진이 직원들과 함께 분주하게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 도중 '시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하자', '창원시에 결정 번복을 촉구하자' 등의 수위가 높은 이야기가 일부 흘러나왔지만, NC가 내놓은 결론은 뜻밖에도 담담했다.

오후 3시 30분께 발표한 '신축 야구장 부지 발표에 따른 구단의 입장'에서 NC는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야구장 입지가 결정돼 무척 답답한 마음"이라며 "하지만 다이노스는 소수를 위한 도구로써 야구가 아닌, 야구 그 자체를 통해 시민 모두가 야구단의 주인임을 인정받고자 한다. 그동안 창원시민이 야구장에서 보여 준 웃음과 함성은 큰 감동이었고 앞으로도 거침없는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NC의 발표문은 '시민 호소문'에 가까울 정도로 시민들 반응에 신경 쓴 흔적이 역력했다. '연고지 이전' 등 극단적인 용어는 아예 빠졌다.

구단 관계자는 "회의에서는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구단 고위층은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고 전했다.

다만 NC는 창원시의 신규 야구장 건립 로드맵의 현실성 여부는 KBO,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명확하게 따져볼 방침이다. 배석현 단장은 "시가 발표한 일정에 대해 자체 분석도 하고 검증도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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