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살리기연합·희망진해사람들 "통준위 결정 무시"

창원시의 청사 여론조사 시행에 대해 옛 마산과 진해지역 시민들 사이에 반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창원시는 청사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다음 주초, 야구장 위치를 선정·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청사에 대한 시민 의견을 구하고자 6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에 착수했다.

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가 창원시의회의 결정권과 통합준비위원회(이하 통준위)가 결정한 1(마산 종합운동장, 진해 육군대학 터)·2(창원 39사단 터)순위 청사 예정지의 의미를 무력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다. 나아가 창원시장이 시민의 뜻을 명분으로 청사를 짓지 않으려는 속셈이라고 이들은 비판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현 청사 리모델링, 또는 창원에 청사를 건립하자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마산살리기 범시민연합은 11일 오전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여론조사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계획하고 있다.

마산살리기 범시민연합 김호근 사무국장은 "시의 명칭은 창원으로 하고 청사는 마산 또는 진해에 짓는 것으로 믿고 시민들이 통합에 동의한 것"이라며 "인제 와서 여론조사를 하는 속셈은 이를 지키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통준위를 존중할 뜻이 있다면 설문조사에 청사 신축 필요성을 묻는 항목을 빼고 1순위인 진해, 마산 중 어디에 지을지를 물어야 했다. 아니면 통합시 명칭도 다시 마산, 창원, 진해 혹은 다른 이름으로 할지도 물어야 했다"며 "시민의 세금으로 이런 설문조사를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앞으로 여론조사에 대한 행정소송 등 법적인 조치와 함께 대규모 궐기대회를 통해 자신들의 의견을 표출한다는 방침이다.

김 사무국장은 "참을 만큼 참았다. 의회에서 원활하게 해결하기를 바랐고, 그 과정을 지켜보고 존중했지만 시에서 이렇게 나오는 것은 두고 볼 수 없다"며 "법적, 물리적인 방법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통준위 결정이 지켜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진해지역 시민단체도 시가 통준위 결정을 무시하고 독단으로 청사를 정하려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희망진해사람들 조광호 대표는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현 청사를 그냥 사용하려는 수순밟기로 본다"며 "통준위 결정을 무시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불만이 진해 주민들 사이에 팽배해 있다.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논의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마산, 진해지역 의원들도 다소 온도 차가 있기는 하지만 여론조사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마산지역 한 의원은 "여태껏 시의회가 결정을 못 한 원죄 탓에 직접적으로 반발하는 움직임은 없지만 모두 좋지 않은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며 "여론조사 결과가 유리하게 나온 지역에서는 시민 다수 뜻이라고 주장하고 나올 것이고 이렇게 되면 통준위 결정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자칫 잘못하면 시의회 내에서 혹은 시와 통준위 결정을 두고 법적인 다툼까지 생길 수 있다"며 "딱히 대안을 제시할 수 없어 안타깝지만 여론조사는 이치에 맞지 않고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블로그, 페이스북 등 SNS에도 여론조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시민들의 의견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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