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청사·재분리 등에 골머리
창원시의회가 도지사 보궐선거와 맞물려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도지사 후보들이 잇따라 내놓은 창원시와 관련한 공약 때문이다. '도청사 이전'과 '창원·마산·진해 재분리' 등 공약이 쟁점화하면서 여태 청사 문제 등을 미뤄왔던 집행부와 의원들도 해법 찾기에 바빠졌다. 문제는 이들이 내놓는 해법이 제각각이어서 쉽사리 갈등을 잠재울 해결책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본격적인 선거 태세에 접어든 26일 제24회 창원시의회 제2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의원들은 "마창진 재분리", "도지사 후보들은 이벤트성 공약으로 집안싸움 만들지 마라", "창원광역시 승격" 등 발언을 쏟아냈다. 모두 도지사 후보들의 공약을 지지하거나 정면으로 겨냥하고, 에둘러 비난하는 얘기다.
이날 5분 발언에서 노창섭(무소속, 상남·사파동) 의원은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둔 2013년이 마산·창원·진해를 다시 분리할 마지막 기회"라며 "소모적인 시청사 문제 논의를 유보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창원시 재분리 문제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새 정부가 들어서도 이명박 정부의 지방행정체제 개편 계획의 시범 모델로 추진된 통합 창원시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것"이라며 "시민단체, 시의회, 창원시 지역구 국회의원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마산, 창원, 진해시 정상화를 위한 범시민협의회를 구성해 졸속 통합 과정에서 생략된 주민투표를, 시민협의회를 중심으로 분리에 대한 찬반투표를 시행해 주민들의 뜻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혀 상반된 의견도 나왔다. 차형보(새누리당, 동읍·대산면) 의원이 낸 '창원광역시 승격 건의안'이었다. 차 의원은 "통합 창원시는 인근 울산시와 인구 및 예산 규모는 비슷하지만 자치 조직권과 재정권이 취약한 구조"라며 "광역시 승격으로 조기에 시민통합을 이루고, 분야별로 도출된 문제점과 현안에 실마리를 찾아 장기 발전 방향을 정립할 수 있다"며 제안 취지를 밝혔다.
하지만, 의원들의 견해차는 팽팽했다. 김이수(새누리당, 구산·진동·진북·진전면) 의원은 "건의안 내용에 반대는 아니지만, 시기상조다. 통합 창원시가 성숙한 다음 제기해도 명분이 있고, 청사 소재지 갈등에 물타기를 위해 광역시 안을 내놓는다는 얘기도 듣는다"며 "도지사 후보들의 도청 마산·진주 이전, 마창진 재분리 공약이 창원시 근간을 흔들고, 어려운 때다. 의원들은 냉정함을 되찾아야 한다"며 반대 토론을 벌였다. 결국, 광역시 건의안은 표결을 거쳐 부결(재석 55명 중 찬성 24·반대 29·기권 2)됐다.
창원시 미래에 관한 의원들의 이 같은 발언은 청사 현안 등에서 도지사 후보들에게 주도권을 빼앗긴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철하(새누리당, 이·자은·덕산·풍호동) 의원은 5분 발언을 통해 "창원시가 처한 상황을 교묘하게 이용한 이벤트성 공약이다. 어려운 경제, 경남도와 창원시 재정 악화로 시·도민들에게 미칠 영향이 중요한 과제일 텐데 엉뚱하게도 시민들에게 또 다른 혼란과 분열만 가중시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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