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투표로 창원시를 통합 이전으로 되돌리겠다는 권영길 후보의 공약이, 새누리당 홍준표 후보의 도청사 이전 공약만큼 파급력을 몰고 올 수 있을까. 권 후보가 주장하는 통합창원시 재분리 근거는 통합의 절차적 문제와 막대한 재정적 손실에 있다. 권 후보에 따르면 통합창원시는 MB정부의 정략적 발상에다 주민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정치적 야합의 산물이다. 또 창원시가 통합 이전대로 교부세를 적용받는 특례 기간이 2014년으로 끝나기로 돼 있어, 2015년부터 교부세도 대폭 줄어든다는 것이다. 권 후보는 교부세에 특례를 적용할 경우와 그렇지 않을 경우 800여억 원에 달하는 차액이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권 후보의 파격적인 공약이 창원시가 통합 이후 앓고 있는 내홍에 기반한 것임은 틀림없다. 지역 간 사회·경제·문화적 배경의 판이함과 절차를 무시한 졸속 통합에 따른 후유증은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이다. 마산과 진해 지역민 중에는 소외감을 토로하며 통합 이전으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이들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통합 후 2년이나 지난 시점에서 행정통합을 원점으로 되돌리는 초유의 일에 대해 도민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의문이다.

권 후보의 공약에 대한 우려는 두 가지로 추릴 수 있다. 먼저 공약의 진정성에 대한 의문이다. 도내 진보세력의 주축인 통합진보당 지원을 받는 일이 여의치 않은 그로서는 야권 단일후보가 되고 도지사에 당선되기 위해 깜짝카드가 절실했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홍 후보가 파격적인 공약으로 보궐선거 판세를 장악한 상황에서 그것과 정반대의 공약으로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으로도 비칠 수 있다. 이런 의혹을 불식시켜 자신의 공약이 정략적 판단의 산물이 아님을 증명하는 건 전적으로 권 후보 몫이다.

권 후보의 공약이 자신의 장담대로 추진될 수 있는지도 빼놓을 수 없는 의문이다. 권 후보가 목표로 설정한 2014년 지방선거 이전은 시기적으로 넉넉하다고 점치기 어렵다. 2년도 남지 않은 기간 안에 목표를 내고자 추진 속도를 높일 경우 도지사가 임기 동안 한 가지 일에만 매달리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다. 권 후보가 공약의 타당성을 뒷받침할 좀 더 치밀한 로드맵을 제시하지 않으면 도민의 호응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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