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창원시민·공무원 실현 가능성 분석 분분…홍 후보 승리 후 또다시 "4년내 이전"

새누리당 도지사 후보로 홍준표 후보가 선출되면서 홍 후보가 내세운 '도청 마산 이전' '진주 제2청사 건설' 공약이 최대 화두로 선거판에 던져졌다. 경선 과정에서는 '허무맹랑한 공약' '포퓰리즘 공약'이라고 치부하면 그만이었지만, 새누리당 후보의 공약이 되면서 타당성과 현실 가능성을 따져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도청 마산 이전 = 우선 홍 후보는 도청 7만여 평(22만 410㎡)을 민간업자가 쓸 수 있게 용도를 바꿔서 매각, 현재 경남개발공사에서 진행 중인 중앙역 역세권 개발사업(창원시 의창구 용동 63번지 일원 29만 2251㎡)과 연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도청 부지까지 추가하면 50만㎡가 넘는 초대형 도심개발사업으로 전환, 창원시에도 상당한 개발효과가 날 것이라는 주장이다.

매각금액은 약 1조 5000억 원으로 예측했는데, 이 돈이면 도 예산 한 푼 안 들이고 마산에 도청을 짓고도 돈이 남아 이를테면 매년 수백억씩 내는 마창대교와 거가대교 MRG(최소운영수입보장) 금액까지 충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4일 창원시 마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경남도당대회에서 경남도지사 후보로 선출된 홍준표 후보가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여기서 도청 부지라고 하면 도청본관과 신관, 도의회, 경찰청 부지와 건물까지 모두 포함한 것이다. 도청 본관 건물은 1982년 취득가로 177억 원, 신관 건물은 2010년 리모델링가 517억 원, 도의회 건물은 1991년 취득가 89억 원, 경찰청은 역시 1982년 취득가 30억 원 등이다. 모두 합쳐 부지 1877억 원, 건물 856억 원 등 도청 부지 공시지가는 올해 기준으로 2733억 원이다.

경남도 회계과 관계자는 "이 큰 부지를 개인이 살 수 있겠느냐. 쪼개 판다고 해도 살 사람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특히, 신관은 2010년 10월 준공해 지은 지 2년밖에 안 된 건물인데 그걸 허물 수 있을지, 산 사람 자유지만 도청 사무실 용도 건물을 어떻게 쓸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재 도청부지는 상업지역으로, 법적으로는 아파트와 상가 등을 지을 수 있지만, 도청부터 창원시청까지 일직선 구간은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협의해 사용하게 돼 있다.

창원시 관계자는 "지구단위계획을 바꾸는 협의만 있다면 가능하다"면서 "하지만 그 누구도 생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의외의 복병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진주 제2청사 건립 = 홍 후보는 "혁신도시 내 산학연 클러스터 부지 분양률은 3%에 불과하다. 이곳에 도청 제2청사가 들어선다면 부지 활용도도 높일 뿐만 아니라 2청사를 보고 그 효과를 노려 들어오려는 산학연 업체와 기관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산학연 클러스터 부지는 24만 ㎡로 현재 도청 청사 부지(22만 410㎡)와 비슷한 규모다.

허성곤 건설사업본부장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결정만 있으면 제2청사가 진주 혁신도시에 들어오는 데 법적인 문제는 없다"면서 "진주시가 현재 기관들과 협의 중인데, 진주시가 환영한다면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러나 일부 진주시민은 진주 제2청사 건립은 경남도청이 현 위치를 고수했을 때 이야기지 도청을 이전할 수 있다면 제2청사가 아니라 도청을 진주로 옮겨야 진정한 균형발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공약은 번복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또 번복하지 않으면 대단한 갈등이 불거질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마치 2008년 김태호 지사 시절 '준혁신도시'와 같은 커다란 홍역을 치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공무원은 "홍 후보가 도지사가 되면 '도청이전기획단'을 만들 것이고, 구성과 동시에 창원지역 단체들은 '도청 이전은 안 된다', 진주 단체들은 '마산 아니라 진주로 와야 한다', 마산에서는 '애초 약속대로 마산으로 와야 한다'고 연일 기자회견에 궐기대회를 열 건데, 다독거리고 새로 나아가야 할 판에 이런 답없는 논란에 빠져 있어서야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홍준표 후보는 4일 오후 새누리당 경선에서 승리를 확인한 직후 창원 봉곡동 선거대책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청 마산 이전에 대해 "도지사에 당선되면 4년 안에 행정절차와 이전 절차를 모두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성공적으로 도청 이전을 마무리 짓기 위해 보궐 도지사 임기를 마무리한 후 재선 도지사에도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도청을 이전하게 될 구 마산 지역에) 터를 봐 둔 데가 있지만 지금은 밝힐 수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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