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후보 등록 17개 지역구에 96명 등록…여야 모두 공천경쟁 치열할 듯
"본선에 나가면 자신이 있습니다. 그런데 경선을 통과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 같아요." 4·11 총선에 출마하기로 마음먹은 어느 한 정치인의 하소연이었다. 4·11 총선은 본선 경쟁보다 예선 통과가 더욱 어려울 전망이고, 이에 따라 여야를 막론하고 너도나도 "본선에만 나가면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그 어느 때보다 충만한 선거운동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4·11 총선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났다. 12일을 기점으로 총선 출마 희망자의 공직 사퇴도 끝났다. 출마자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난 셈이다. 현재 예비후보 등록자만 96명에 이르고, 아직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이들과 현역 국회의원, 그리고 전략 공천 대상자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소위 거물 정치인들까지 합치면 도내 17개 지역구의 출마 예상자들은 100명을 훨씬 웃돈다.
그리고 이들 17개 지역구는 모두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곳이다. 비단 평균 경쟁률이 10대 1에 육박해서만은 아니다. 출마 예상자들의 인물 면면과 기존 정당에 대한 민심 이반 현상 등을 고려하면 싱거운 승리를 거둘 수 있는 데는 한 곳도 없어 보인다. 특히 한나라당의 진로와 공천 방침, 그리고 야권 단일화 성사 여부는 총선 결과를 뒤흔들만한 주요 쟁점들로 떠올랐다. 본선 역시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싸움으로 예상되는 판국에 당내 경선 과정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다.
현재 한나라당 예비후보 등록자는 40명이고, 이에 더해 현역 국회의원 14명도 당내 공천 경쟁에 참여해야 한다. 민주통합당 예비후보 등록자는 23명, 통합진보당은 9명, 진보신당 3명, 미래희망연대 1명, 자유선진당 1명, 무소속 19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선 과정에서 불협화음도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창원 을 진보후보 발굴위원회 활동이 무산된 사례가 첫 테이프를 끊었다. 한나라당 역시 '박근혜 비대위'에서 세부 공천 방침과 전략 공천 지역을 확정 발표하면 곳곳에서 내홍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탈당자와 무소속 출마자들이 속출할 수도 있다. 한나라당의 쇄신과 단결, 그리고 야당의 발 빠른 의견 합일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상, '한나라당 VS 야권 단일후보'라는 일대일 구도는 희망사항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상황이다.
한나라당 분위기는 수많은 후보자들 자신이 "박근혜의 복심"임을 자부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고, 야권 후보들은 각자 인지도 높이기에 바쁠 뿐 단일화 일정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야 3당과 '경남의 힘'이 총선 대응 방안 합의문을 작성했지만, 세부적인 사항은 결정되지 않았다. 지난 5일 회의에서 여론조사와 시민참여 경선 비율 등을 논의하고 합의문을 도출했지만 진보신당 경남도당은 사인하지 않았다.
한나라당 공천자 윤곽이 드러나기까지는 갈 길이 멀고, 야권 단일후보 역시 안갯속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있다. 현역 의원들을 포함한 100여 명의 예비후보자들이 앞날을 예측하지 못한 채 불안에 떨고 있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잠깐! 7초만 투자해주세요.
경남도민일보가 뉴스레터 '보이소'를 발행합니다. 매일 아침 7시 30분 찾아뵙습니다.
이름과 이메일만 입력해주세요. 중요한 뉴스를 엄선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