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는 곳> 15일까지 창원서 촬영
외로움과 관계 마주하는 청년 여정 그려

<고도: 기다리는 사람들> 12월 개봉 예정
재난 상황서 생존 본능·연대 의미 곱씹게 해

11일부터 15일까지 창원시 마산합포구 해운동·가포동·구산면 일대에서 단편영화 <아무도 없는 곳>의 촬영이 진행된다. /정보경
11일부터 15일까지 창원시 마산합포구 해운동·가포동·구산면 일대에서 단편영화 <아무도 없는 곳>의 촬영이 진행된다. /정보경

경남을 배경으로 한 독립영화들이 개봉하거나 촬영에 들어간다. 이렇게 촬영지·연기자·제작진·배급사까지 지역에서 이뤄지는 영화들이 수도권 중심의 제작 환경을 넘어 ‘지역에서 출발해 세계로 향하는’ 마중물이 될지 주목된다.

◇단편영화 <아무도 없는 곳> = 먼저 11일부터 15일까지 창원시 마산합포구 해운동·가포동·구산면 일대에서 단편영화 <아무도 없는 곳>(감독 이배정)의 촬영이 진행된다. 영화는 일상의 어긋남 속에서 외로움과 관계를 마주하는 한 청년의 여정을 그린다.

고향 마산에서 일용직으로 살아가는 청년 승태(한상조 분)는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진해 공장 일용직 면접장으로 향한다. 하지만 버스 노선이 바뀐 날, 잘못된 길로 접어들며 벌어지는 하루 동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버스 기사와 실랑이 끝에 낯선 교외에 남겨진 승태는 그곳에서 노인 복향(권민경 분)을 다시 마주하며 뜻밖의 시간을 보낸다.

11일부터 15일까지 창원시 마산합포구 해운동·가포동·구산면 일대에서 단편영화 <아무도 없는 곳>의 촬영이 진행된다. /정보경
11일부터 15일까지 창원시 마산합포구 해운동·가포동·구산면 일대에서 단편영화 <아무도 없는 곳>의 촬영이 진행된다. /정보경

이 영화는 미디어랩 ‘독감경보’의 창작 프로그램 ‘영화로운 경남생활’ 시나리오 과정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완성된 시나리오가 2025 창원시 영상산업 활성화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제작이 본격화됐다. 독감경보 정보경 감독이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으며, 김이돈·오미경 PD가 각각 라인 프로듀서를 맡아 제작에 함께한다. 촬영 스태프 약 60%를 도내에서 충당한다.

부산에서 영화 연출을 전공한 이배정 감독은 첫 연출작을 두고 “태어나고 자라온 마산을 배경으로 주인공이 여러 난관을 겪으며 고향을 새롭게 바라보는 과정을 진솔하게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보경 대표는 “지역에서 먼저 영화의 길을 걷는 선배로서 후배들이 좀 더 평탄한 제작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기를 바랐다. 지역이라는 제한에 갇혀 창작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영화 제작비의 절반은 2025 창원시 영상산업 활성화 지원사업을 통해 마련됐으며, 나머지는 지역 후원 및 협업으로 충당하고 있다. 제작 과정 등 소식은 미디어랩 독감경보 인스타그램(@project_flu)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영화 <고도: 기다리는 사람들> 한 장면. /갈무리
영화 <고도: 기다리는 사람들> 한 장면. /갈무리

◇장편 <고도: 기다리는 사람들> = 밀양을 배경으로 한 독립 장편 재난 영화 <고도: 기다리는 사람들>(감독 최정민)이 12월 개봉할 예정이다. 극한의 재난 상황에서 인간의 생존 본능과 연대의 의미를 그린다.

영화는 생존 고도 130㎝, 생존 공간 0.05%라는 설정 아래 물리적 공간이 사라진 곳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임신한 여성이 ‘마지막 생존지’라고 불리는 터널에 도착하면서 끝이 아닌 ‘시작’을 마주하게 되는 서사를 통해 인간 본능과 희망을 이야기한다.

이 작품은 2023년 경남문화예술진흥원 ‘독립영화 창·제작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제작이 진행됐다. 상동터널과 인근 지역에서 촬영이 이뤄졌으며, 촬영부터 후반 작업까지 도내 스태프가 참여했다.

영화 <고도: 기다리는 사람들> 한 장면. /갈무리
영화 <고도: 기다리는 사람들> 한 장면. /갈무리

최정민 감독은 “거대한 재난보다 그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내면과 선택에 집중했다”며 “상동터널이 가진 폐쇄된 공간의 질감이 영화 정서와 긴장감을 완성시켰다”고 말했다. 영화를 프로듀싱(제작)한 김원철 PD는 “세계 어디서도 통하는 생존 서사와 철학을 담고 있다”며 “경남의 공간이 가진 밀도와 인간의 감정을 한 화면에 담아낸 것이 이번 작품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최 감독은 단편영화 <길>(2014)을 시작으로 <프레스>(2017), <앵커>(2019), <신세계로부터>(2023)에 이어 이번에 다섯 번째 연출작을 선보인다. 폐쇄적 종교 집단을 소재로 한 전작 <신세계로부터>도 고성 일대에서 촬영했다.

김 PD는 <신세계로부터>에서 최 감독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 통영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아 지역 영화제와 로컬 영화산업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배급을 맡은 ‘고은’은 지역 기반 독립영화 배급사로, 지역에서 제작된 작품을 전국 극장과 온라인 플랫폼으로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영화 <고도: 기다리는 사람들> 포스터. /갈무리
영화 <고도: 기다리는 사람들> 포스터. /갈무리

/류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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