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APEC이 끝나면서 엔비디아 젠슨 황이 우리나라에 제공하기로 약속한 GPU 26만 장을 두고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유튜브에는 국민의힘 몇몇 인사가 애초 이재명 대통령이 내건 ‘5만 장 확보 공약’을 엉터리 공상이라며 비웃는 영상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한 셈이 됐는데, 그럼에도 반성 없이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또다시 GPU 확보를 폄하하고 있다. 시샘인가? 뻔뻔함인가?
컴퓨터 그래픽 처리장치를 말하는 GPU(Grapics Processing Unit)는 이른바 ‘피지컬 AI(인공지능) 시대’를 끌고 갈 심장으로 불린다. 피지컬 AI란 인간처럼 물리적 세계를 이해하고 추론하는 차세대 AI를 일컫는 말이다.
피지컬 AI가 일반화되면 반도체, 조선 등 산업 분야는 물론 생물학과 기술의 조합을 통해 인간기능 향상을 추구하는 ‘트랜스휴먼’ 프로젝트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특이점이 온다>의 저자 레이 커즈와일은 오래 전에 생물학적 지능과 기술적 지능이 융합되는 특이점(Singularity)이 도래하리라는 전망을 내놓았는데, 바야흐로 피지컬 AI는 그가 예측한 미래도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똘끼’ 가득한 커즈와일은 이 책에서 “천국이 가까웠다”는 성경 구절을 암시하는가 하면, ‘마인드 업로딩’을 통해 인간이 승천(昇天)할 것이라는 황당한(?) 비전도 서슴지 않는다.
과연 이런 테크노피아는 실현 가능할까? 영국의 철학자이자 과학자인 프랜시스 베이컨(1561~1626)은 400년도 더 된 유토피아 예언서 <새로운 아틀란티스>에서 당시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인류를 위해 자연법칙을 바꾸는 미래를 주문했다.
“불치병으로 여기는 질병을 치유하라. 신체를 변화시켜라. 완전히 새로운 생명체를 창조하라.” 사이보그가 인간세상의 주류가 되는 ‘거대한 공상’이 지금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구주모 경남도민일보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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