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 현대건설-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우방(?) 미국이 한국의 뒤통수를 제대로 갈겼다. “동맹을 이런 식으로 대하다니!” 곳곳에서 분노가 흘러넘친다.

전문직 비자를 제대로 발급해주지 않으면서, 자기들이 요구한 투자를 진행 중인 공장을 급습해 한국 노동자들을 범죄자인 양 연행한 것은 명백한 만행이다. 트럼프는 그럼에도 “이민단속국이 제 할 일을 했을 뿐”이라거나 “한국과의 관계는 좋다”고 딴청을 피운다.

최소한의 도리조차 깔아뭉개는 이런 안하무인을 어떻게 평가하면 좋을까? 외견상 트럼프식 국제정치관(觀)은 존 미어샤이머 같은 현실주의 사상가들이 주장하는 ‘공격적 현실주의’를 따른다. 모든 국가는 오로지 패권과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는 전형적인 ‘약육강식론’이다.

약육강식론은 연원이 깊다. 거슬러 올라가면 “세상은 만인의 투쟁터”라고 부르짖던 17세기 사상가 토머스 홉스의 정치철학에 이른다. 홉스는 세상이 힘을 정의로 받드는 정글이라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이건 그럴듯한 외양일 뿐, 트럼프의 실제 행위는 동맹이고 나발이고 ‘단물만 빨면 된다’는 막가파에 가깝다. 노동자 구금을 통해 한국 투자기업을 압박한 것도, 자신이 원하는 이익을 좀 더 뽑아내기 위해 벌인 ‘사악한 깡패 짓’이라고 보면 된다.

약육강식론 아니 국제 깡패짓이 냉엄한(?) 현실이라고는 하나, <침팬지 폴리틱스>의 저자 프란스 드 발은 이를 껍데기 이론이라며 강력하게 비판한다. 인간은 권력에만 관심이 있는 게 아니고, 도덕성 또한 생물학적 기반을 가지고 있는 실체라고 역설한다.

국제관계도 호혜와 연대를 통해 우호적으로 재편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트럼프에게 이런 순정한 생각이 통할 리 없다. 주변에 물어보니 다들 그렇다고 말한다. 연목구어(緣木求魚)가 맞다고!

/구주모 경남도민일보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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