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빅트리 임시 개방 현장 가봤더니
시민들 영상 볼 만했지만, 인공나무 혹평
전망대 나무 없애고 휴게 공간 등 요청
“빅트리 보러 또 오고 싶지는 않습니다.”
4일 창원 대상공원(의창구 두대동) 빅트리 임시 개방 첫날 현장을 찾았던 시민 말이다.
창원시는 4~17일 빅트리 시설을 임시 개방한다. ‘흉물’로 인식되는 빅트리를 시민이 체험하고 의견을 내면 개선책을 마련해 반영하기로 했다. 1주차(4~10일)는 단체, 2주차(11~17일)는 개인 위주로 오전 2회(10·11시), 오후 2회(오후 3·4시) 현장을 둘러볼 수 있다.
관람 첫날 첫 시간인 오전 10시 새마을회 의창구협의회 소속 봉림동·의창동·팔룡동 부녀회 회원 20여 명이 현장을 찾았다. 빅트리 아래 주차장에서 셔틀버스에 탄 회원들은 인적사항을 기록하고 방문증을 받아 20분 대기하다 빅트리로 향했다.
숲 속 오르막길에서 이 모(60) 씨는 “빅트리를 만들기 전에 시민 의견 수렴을 해야 했지 않나”라며 “이미 돈을 다 들여 지어놓고 인제 와서 의견 수렴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운을 뗐다. 그러자 주변 시민도 고개를 끄덕였다.
셔틀버스는 금세 빅트리 입구에 도착했고 공사 중인 현장을 가로질러 한 명씩 빅트리 안으로 들어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로 먼저 올랐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영상으로 창원 사계절 모습과 음악이 흘러나오자 감탄이 흘러나왔다.
탄성은 잠시였다. 전망대에서 인공나무 16그루를 마주한 시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하재순(65·의창구 봉곡동) 씨는 “오늘 처음 봤는데 황당하다”며 “왜 인공나무를 이렇게 가져다 놨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박희옥(65·의창구 봉곡동) 씨도 “많은 돈을 들여 인공나무를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며 “진짜 상징물을 만들려면 인위적으로 하는 것보다 아무것도 없이 맨땅이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망대 곳곳에서 ‘부자연스럽다’, ‘가짜 티가 난다’, ‘인공나무 금방 빛바래겠다’, ‘앉을 곳이 없다’ 같은 평가가 나왔다.
10여 분 만에 다시 방문객들은 1층 명상센터로 갔다. 숲, 바다, 모닥불, 창원 풍경, 추상 이미지 등이 눈앞에 펼쳐졌다. 이미지에 맞춰 자연 소리와 음악이 10분간 흘러나왔다.
11시가 조금 넘어서 출발 장소로 돌아오자 다음 시간대 방문객들이 셔틀을 기다리고 있었다.
현장을 다 둘러본 후 김 모(64) 씨는 “명상센터 영상은 그나마 힐링이 됐지만 전망대 인공나무는 너무 볼품없었다”며 “인공나무를 없애고 정자나 카페를 만들어서 시민들이 휴식하는 공간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명희(65) 씨도 “빅트리를 가보니 전반적으로 많이 아쉬웠고 영상 설치도 일부 산만한 느낌이 들었다”며 “전망대에는 망원경을 두고 경치를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의견을 냈다.
셔틀버스에서 한 명은 “빅트리 조형물을 보러 오늘처럼 차를 타고 다시 올라가고 싶지는 않다”며 “인공나무는 빛이 바라면 더 흉물이 될 텐데 다 우리 세금이어서 안타깝다"고 총평했다.
이날 시민들과 현장을 둘러본 이정희(국민의힘, 중앙·웅남동) 창원시의원은 "방문자 모두 빅트리를 보고 예쁘다는 말이 안 나왔다"며 "시민과 함께 빅트리 개선 방안을 찾아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우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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