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관세 카드 협상 거론하자
사과발전협 긴급회의서 철회요구
의회 농축산물 개방 비판 성명

정부가 미국 관세 협상 카드로 미국산 사과 수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거창사과 생산 농가와 군의회가 반발하고 있다.

거창사과발전협의회는 18일 거창군농업인회관 3층 대강당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미국산 사과 수입을 반대하는 성명을 채택, 수입 개방 논의를 전면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거창사과발전협의회가 18일 거창군농업인회관 3층 대강당에서 긴급 회의를 열고 미국산 사과 수입을 반대하는 성명을 채택, 수입 개방 논의를 전면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거창사과발전협의회
거창사과발전협의회가 18일 거창군농업인회관 3층 대강당에서 긴급 회의를 열고 미국산 사과 수입을 반대하는 성명을 채택, 수입 개방 논의를 전면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거창사과발전협의회

 

농민들은 성명에서 "사과 수입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소식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미국산 사과 수입은 국내 과수 산업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국산 사과 수입은 한 품목 국한된 시장개방을 넘어 농촌 공동체 전체 생존권과 직결된 사안이다. 수입 사과가 유통되면 국내산 사과값 하락은 물론, 경쟁력을 갖춘 사과농가마저 경영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농민들은 실효성 있는 정부 대책을 촉구했다. 이들은 "검역기준 강화, 국내 과수농가 보호대책, 자유무역협정(FTA) 피해보전, 인프라 확충 등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정부는 사과 수입관련 명확한 입장과 협상 방향을 공개하고, 농민들과 공식 협의절차를 진행하라"고 요구했다.

거창군의회도 미국산 사과 수입을 반대하고 나섰다. 군의회는 같은 날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 개방 전면 철회 촉구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 개방을 두고 농민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일이라고 규정, 반농업적 행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

군의회는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으로 지역사회 전체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정부가 미국과의 상호관세 협상에서 미국산 사과, 소고기, 쌀 등 수입 확대를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 한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며 "거창군은 전국 사과 생산량의 9.1%를 차지하는 핵심 산지이자, 전체 농업 소득의 57%가 사과에서 나오는 지역이다. 한우 또한 생산 중심지로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 개방에 지역사회 생존권이 걸려있다"고 했다. 

군의회는 농민이 희생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들은 "호황을 누렸던 거창군 웅양면 포도 농업이 한·칠레 FTA로 붕괴 직전까지 갔던 경험을 아직 잊지 않고 있다"며 "농민을 희생양 삼는 협상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관세 협상으로 미국이 우리나라에 추가 개방을 요구한 농축산물은 쌀을 비롯해 소고기, 사과 등이다. 이달 초 산업통상자원부가 농식품부에 수입 검토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며 농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농식품부는 내부 검토를 이어가며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 개방에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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