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1년 독일 통일을 완성한 '철혈재상(鐵血宰相)' 비스마르크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단 한 번만이라도 전장에서 죽어가는 전사의 흐려지는 눈빛을 목격한 사람만이, 전쟁을 일으키기 전에 숙고를 거듭한다."

전쟁이란 상상할 수 없는 재난을 초래하는 것이기에, 만약 전쟁을 개시하려고 한다면 '할 수 있는' 모든 고민을 다 쏟아부으라는 말이다.

특검 출석을 거부하며 생떼를 쓰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외환(外患)을 유도했다는 정황이 하나 둘 드러나고 있다. 특히 비상계엄 유도용으로 보낸 무인기가 북한에 발각됐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고 한다.

기대했던(?) 대로 무력충돌이 발생했다면 일말의 고려도 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온 국민을 사지로 몰아넣었을 테다. 치가 떨린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것일까?

미국의 역사학자 가브리엘 콜코는 "전쟁은 항상 사물을 보는 데서 장애를 앓고 있는 한 줌의 인간들"에 의해 시작됐다고 하는데, 마치 이런 사태를 예견한 듯하다. 또 동서양의 군사(軍史)를 통틀어 전쟁을 앞둔 나라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은 대책 없는 강경론자라고 했는데, 윤석열에게 딱 들어맞는 이야기라고 하겠다.

새삼 망상병 환자의 도박이 현실화되지 못했음에 안도하고, 온몸으로 내란을 막아낸 이들에게 감사한다. 그런 한편 이번 사태가 고전적인 전쟁 이론을 '확실하게 입증한(?)' 사례라는 엉뚱한 생각도 해본다.

19세기 저작인 <전쟁론>에서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은 정치의 연장'이라는 유명한 명제 아래, 전투를 급진적인 정치가 그 목적을 이루고자 당연히 사용해야 하는 수단이라고 여겼다.

사고와 행동은 저열하고 조악했지만, 전후 상황을 종합하면 윤석열도 그렇게 여겼을 법하다. 그렇다면, 설마하니 윤석열이 <전쟁론>을 읽어보고 이런 짓을 저지른 것일까? 에이 그럴 리가! /경남도민일보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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