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 좋지아니한가] 19. 양산시 답례품-유아트코리아

뷰티 컨설턴트에서 화장품 창업 도전
살기 좋은 양산 알리고파 연구·개발

이팝나무꽃추출물에 양산 지명 반영
체험·홍보 기능 갖춘 아뜰리에 운영

배미경 대표가 그동안 유아트코리아에서 출원한 특허와 각종 지식재산권 인증서를 배경으로 서 있다. /이현희 기자
배미경 대표가 그동안 유아트코리아에서 출원한 특허와 각종 지식재산권 인증서를 배경으로 서 있다. /이현희 기자

(주)유아트코리아(대표 배미경)는 자연에서 추출한 뛰어난 원료를 바탕으로 기능성화장품을 생산·판매하는 여성창업기업이다. 

2019년 12월 설립한 유아트코리아는 처음 일반 땅콩보다 항산화 성분인 레스베라트롤을 다량 함유한 품종개량품 '케이올'을 주원료로 첫 기능성화장품을 선보였다. 이어 이팝나무꽃과 매실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화장품을 2023년 자체 개발했다. 이팝나무는 양산 시목(市木)이며, 매실은 양산을 대표하는 특산품이다. 

배미경(56) 대표는 "부산에 살다 남편이 직장을 옮기면서 양산으로 이주한 지 30여 년에 다 돼 간다"며 "화장품·피부 미용 관련 업종에서 뷰티 카운셀러로 26년 넘게 일하면서 전국을 다니며 강연을 하곤 했는데 통도사는 알아도 양산이라는 도시를 모른다는 사실에 속이 상했다"고 말했다. 

배 대표는 이주 후 다양한 사회단체 활동을 펼치면서 시간이 갈수록 양산이 '살기 좋은 도시'라는 생각이 커졌지만 막상 양산을 알릴 만한 기념품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시목인 '이팝나무 꽃'과 특산품인 '매실'을 활용한 화장품 제작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양산 답례품으로 선정된 레아 모이스테르 라인은 특허를 출원한 매실·이팝나무 추출물을 활용한 제품이다. /이현희 기자
양산 답례품으로 선정된 레아 모이스테르 라인은 특허를 출원한 매실·이팝나무 추출물을 활용한 제품이다. /이현희 기자

◇늦깎이 대학 편입과 창업 = 유아트코리아에서 생산·판매하는 기능성화장품은 자연에서 추출한 순한 원료만을 고집하며 믿고 사용할 수 있는 브랜드를 목표로 한다. 화장품 브랜드인 '레아(RHea)'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대지와 풍요의 여신 이름에서 따왔다. 땅에서 끌어올린 원료로 만드는 화장품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배 대표가 늦은 나이에 영산대 미용예술학과 3학년으로 편입할 때만 하더라도 창업을 생각하지는 않았다. 뷰티 카운셀러로 전국을 다니며 강연을 펼치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학 강단에 서고 싶다는 생각에 전문 자격을 갖추고 싶어 선택한 편입이었다. 2021년 석사 논문을 고민하다 농촌진흥청 배석복 박사가 개발한 특허품종인 새싹땅콩 '케이올'을 접목한 기능성화장품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배 대표는 "함께 편입해 공부하던 분 가운데 새싹땅콩을 키우던 분이 있었는데 이 원료를 가지고 논문을 써 보는 게 어떻겠느냐며 물어보기에 화장품을 만들었는데 막상 실험군과 대조군을 나눠 시험을 해보니 결과가 아주 좋았다"며 "이미 미백과 관련한 논문은 나와 있었는데 땅콩 속에 들어 있는 '레스베라'라는 성분이 피부 탄력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논문을 작성했는데 화장품이 언제 나오느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 대학 강단에 서고자 시작한 학업이 창업으로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처음 창업을 결심했을 때 든든한 버팀목은 '가족'이었다. 가족들은 50대 늦은 나이에 창업을 하겠다고 나선 아내와 엄마에게 변함없는 지지와 응원을 보내줬다. 이미 뷰티 카운셀러로 연봉 1억 원이 넘는 성공한 생활을 뒤로하고 창업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선택한 것을 두고 걱정하는 일부 지인 역시 배 대표가 제작한 시제품을 써보고는 응원으로 돌아섰다. 

배 대표는 "뷰티 카운셀러로 수많은 사람을 접하면서 피부와 화장품을 보는 눈에 자신이 있었고 미용예술학과에서 논문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열정을 발견했다"며 "특허를 출원하고 정부 과제에도 선정돼 제품을 개발하는 동안 점점 '할 수 있다'는 확신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유아트코리아에서 양산고향사랑 답례품으로 선정된 레아 모이스테르 라인 패키지에는 천연기념물인 상북면 신전리 이팝나무를 넣은 제품안내서를 동봉해 '양산 사랑' 의미를 더했다. /이현희 기자
유아트코리아에서 양산고향사랑 답례품으로 선정된 레아 모이스테르 라인 패키지에는 천연기념물인 상북면 신전리 이팝나무를 넣은 제품안내서를 동봉해 '양산 사랑' 의미를 더했다. /이현희 기자

◇이팝과 매실의 재발견 = 영산대에서 '새싹땅콩 추출물에 함유된 레스베라트롤 성분 화장품의 피부 항노화 연구'라는 주제 논문을 발표한 것이 창업의 시작이었다면 지역 특산품인 이팝나무 꽃과 매실에서 추출한 원료로 화장품을 만든 것은 지역기업으로 유아트코리아의 새로운 도약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선정된 레아 모이스테르 라인은 세럼미스트·핸드로션·매직크림 등으로 구성했다. 모두 유아트코리아에서 처음 특허를 출원한 '매실·이팝나무 추출물을 활용한 핸드크림 조성물', '이팝나무 꽃과 매실 발효 추출물을 유효성분으로 포함하는 화장품 조성물' 등을 바탕으로 한 제품이다. 이를 포함해 유아트코리아는 특허 출원 5건, 특허 등록 5건 등 지식재산권과 ISO9001·14001·45001을 보유하며 기술력과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배 대표는 "처음 하얗게 핀 이팝나무 꽃을 보고 직접 꽃을 따 원료를 추출해 사용하려고 했는데 그냥 쓸 수는 없었다"며 "새로운 원료를 화장품에 쓰려면 국제화장품원료집(ICID)과 한국화장품원료집(KCID)에 등재를 해야 하는데 유아트코리아 이름으로 처음 등재하고 나서야 화장품 원료로 사용하고 판매할 수도 있게 됐다"고 말했다. 

화장품원료집에 등재된 이팝나무·매실 추출물 이름인 'Vegetal PCY220'에서도 '양산 사랑'을 느낄 수 있다. 매실(Plum)을 뜻하는 'P'와 이팝나무 학명인 '치오난투스 레투사(Chionanthus retusa)'에서 따온 'C'에 이어 양산(Yangsan)을 의미하는 'Y'를 자체 개발한 화장품 원료 이름에 쓴 것이다. 원료 소개에서도 '대한민국 양산시 특산품인 매실에서 추출한 매실추출물과 상징목인 이팝나무 꽃에서 추출한 이팝나무꽃추출물로 만든 신원료'라고 분명하게 밝힌다. 답례품에 들어 있는 제품 설명서에도 천연기념물인 상북면 신전리 이팝나무 사진을 넣을 정도로 꼼꼼한 배려가 눈에 띈다. 

배 대표는 "이팝나무 꽃과 매실에서 추출한 화장품 원료는 피부 건강을 지켜주는 것은 물론 보습과 탄력, 주름 개선에 도움을 주는 성분이 들어있다"며 "무엇보다 이팝나무 꽃향기는 우리만 가진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동남아나 유럽에 가서 수출 상담을 하다 보면 이팝나무꽃 향기에 취해 '도대체 무슨 향이냐?'고 묻는 바이어가 많을 정도로 특별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유아트코리아가 ‘2025 베트남 국제 프리미엄 소비재전(VIPREMIUM)’에 참가해 현지에서 라이브 커머셜을 진행하고 있다. 유아트코리아는 행사에서 베스트 제품상(Best Product Award)에 선정돼 기술력과 품질을 인정받았다./양산시
유아트코리아가 ‘2025 베트남 국제 프리미엄 소비재전(VIPREMIUM)’에 참가해 현지에서 라이브 커머셜을 진행하고 있다. 유아트코리아는 행사에서 베스트 제품상(Best Product Award)에 선정돼 기술력과 품질을 인정받았다./양산시

◇상생을 꽃피우는 기업 = 양산을 상징하는 이팝나무는 말 그대로 흰 쌀(이밥)처럼 생긴 꽃을 피운다. 서민이 가장 넘기 어려운 보릿고개 시기인 입하(立夏) 무렵 꽃을 피워 '이팝나무'라고 한다는 말도 있다. 서민과 가장 가까운 애환을 가진 이팝나무는 한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이라는 뜻인 '식구(食口)'와도 뜻이 맞닿아 있다. 

유아트코리아는 현재 사무공간을 둔 영산대를 떠나 새로운 사옥을 찾고 있다. 배 대표가 '아뜰리에'라고 부르는 공간은 단순히 회사에서 생산한 제품을 체험하는 곳이 아니다. 

배 대표는 "다른 지역에서 양산으로 관광을 왔을 때 제대로 된 정보를 얻을 만한 곳이 없다"며 "그래서 관광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양산을 찾는 손님을 대상으로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양산 소개부터 관광정보·명소 등을 안내하는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유아트코리아뿐만 아니라 양산을 알릴 수 있는 아이템을 가진 지역 소상공인·중소기업과 협업하는 공간으로 확대할 생각이다. 양산을 알릴 기념품이 없어 이팝나무 꽃과 매실을 활용해 화장품 시장을 개척한 것처럼 같은 목적을 둔 소상공인·중소기업에도 문을 여는 열린 공간인 셈이다. 일종의 관광안내공간이면서도 지역 특산품과 기념품을 체험·판매하는 기능을 갖출 예정이다. 

배 대표는 "시에서 위탁을 했거나 직접 운영하는 특산품 판매장 대부분 운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며 "단순히 제품을 파는 공간이 아니라 양산이 가진 다양한 매력을 알릴 수 있는 홍보 기능을 갖추고 소상공인과 기업인이 함께 만들어가는 공간을 7월부터 시범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산이 과거 시골마을에서 도시로 빠르게 성장하면서 역동적인 변화를 겪고 있지만 매력 넘치는 도시로 자리매김하려면 무언가 확 뛰어넘어야 하는 시점이 다가왔다고 생각한다"며 "이팝나무 꽃향기가 고객을 사로잡았듯이 양산을 찾을 많은 관광객에게도 이목을 끌 새로운 시도가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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