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칠성신앙·불교 결합 과정 반영 건축물
19세기 전각 양식 확인 문헌 존재, 학술적 가치 우수
'통도사 안양암 북극전'이 2025년 국가유산청 보물 지정 추진 대상에 선정됐다.
'통도사 안양암 북극전'은 조선 후기 도교(道敎) 신앙 가운데 하나인 칠성(七星) 신앙 형태가 불교에 포섭된 전각으로, 현전하는 가장 큰 규모의 칠성각 건축물이다. 북극전은 사람의 장수(長壽)를 도와주는 북두칠성을 모신 법당으로 보상암(寶相庵)이라 부르기도 한다. 보통 치성광여래(熾盛光如來)를 모시는 법당을 칠성각(七星閣)이라고 하지만 안양암에서는 '북극전'으로 높여 부르고 있다.
북극전은 도교 사상인 칠성신앙이 불교와 결합해 토착신앙으로 전개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곳으로, 당시 다양한 계층에 보편적 신앙으로 받아들여졌다. 따라서, 북극전 존재 자체가 조선 후기 칠성신앙 지지가 얼마나 강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건축적·사회문화적 가치를 보여준다. 경남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북극전은 1989년 기단 조성과 일부 교체 등을 거쳐 2007년 전면 해체 보수한 바 있다.
내부에는 북두칠성을 상징하는 칠성탱화가 있다. 9폭에 걸쳐 그린 탱화는 19세기 사불산화파 화승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친 하은(霞隱) 스님 작품으로, 현재 원본은 성보박물관에 보관돼 있고 북극전에 있는 것은 영인본이다. 천장에는 북극전을 수호하는 신장처럼 용 두 마리가 몸통으로 지붕을 떠받들고 있다. 또한, 천장 벽에는 극락을 표현하는 주악비천도(奏樂飛天圖)가 새겨져 있다. 벽에는 다양한 수인(手印)을 한 부처와 꽃을, 화반에는 용의 얼굴과 꽃을 그려 넣어 사방 벽과 천장 동서남북으로 가득한 벽화 탓에 작은 법당 안이지만 우주를 품은 듯 장엄한 광경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소규모 전각이지만 화려한 장엄, 익공계 공포, 팔작지붕을 지지하는 충량을 사용하는 등 19세기 전각 양식을 잘 보여줄 뿐만 아니라 건축물 조성과 중건 연대를 확인할 수 있는 문헌 기록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 또한 우수하다.
양산시는 국가유산청 보물 지정 추진 대상 선정으로 학술적 가치가 충분히 인정된 만큼 경남도 문화유산위원회와 국가유산청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통도사 안양암 북극전'이 보물로 승격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이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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