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알지만 잘 몰랐던 자영업 이야기> (1)2025 자영업 보고서
전국 취업자 5명 중 1명 자영업
경남 23%로 전국 평균비 웃돌아
원자재·재료비 상승 등 직격탄
2023년 폐업자 100만 명 육박
소매·음식·도소매업 특히 침체
“아쉽지만 가게를 내놨어요. 케이크에 그림, 글씨를 써서 맞춤형으로 만들어서 20대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수입으로 들어오는 버터, 생크림 가격이 계속 오르다 보니, 재료비가 너무 올라서 감당이 안되더라고요. 경기가 어렵다 보니 매출도 반토막이 났어요. 주변에 둘러보니, 저뿐만 아니라 임대 내놓은 곳이 너무 많아서 안타깝습니다.”
창원시 진해구에서 5년간 케이크 가게를 운영했던 심 모(54) 씨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심 씨처럼 생계 등을 이유로 자영업을 시작했던 이들이 하나둘 쓰러져가고 있다. 취업자 5명 중 1명이 자영업자일 정도로 비율이 높아, 그 타격은 고스란히 지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폐업자 수도, 폐업률도 높아지면서 자영업자에게 큰 그늘이 드리운 만큼, 희망도 있을지 ‘자영업자 보고서’를 살펴본다.
통계청이 지난달 11일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에서 전국 취업자 2882만 1000명 중 임금 노동자가 2224만 명(77.2%)이고, 비임금 노동자가 658만 2000명(22.8%)으로 나타났다. 비임금 노동자에는 자영업자가 570만 7000명(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141만 3000명,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429만 4000명), 무급 가족 종사자가 87만 5000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율만 계산하면 19.8%다.
같은 기간 경남을 살펴보면, 전국보다 자영업자 비율이 더 높다. 경남은 전체 취업자 177만 5000명 중 임금 노동자 125만 7000명(70.8%), 비임금 노동자 51만 8000명(29.2%)으로, 비임금 노동자 중 자영업자가 42만 1000명에 이른다. 무급 가족 종사자는 9만 7000명이다. 경남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율은 23.7%나 된다.
◇생계를 위해 택한 길= 그렇다면, 누가 무슨 이유로 자영업을 택하고 있을까.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2023년 12월에 발표한 <소상공인 경영실태 및 정책과제 결과 보고서>를 살펴보면, 생계를 위해 가게를 차렸지만 물가 등으로 힘겨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서 전국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제조업 등 1000곳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고, 여기서 창업을 하게 된 이유로 ‘생계형(취업이 어려움, 노후 대비)’을 꼽은 이가 89.0%를 차지할 정도로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전형(전문성, 아이디어 활용)’ 11.0%보다 훨씬 높다.
업종별로 보면 ‘생계형’ 창업은 ‘도·소매업’(97.0%), ‘제조업(91.7%)’, ‘숙박·음식점업(81.3%)’ 등에서 높게 나타났다.
대표자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30~40대보다 60대 이상 연령대가 높을수록 생계형 창업이 많은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조사 참여자들은 ‘원자재비, 재료비 상승 등 고물가’(33.8%), ‘인건비 상승, 인력 확보 어려움’(21.8%), ‘고금리, 대출 상환 부담·만기 도래’(18.3%) 등의 이유로 경영이 어렵다고 답했다.
◇100만 명에 육박한 폐업자 수= 더 나은 삶을 꿈꾸며, 자영업을 시작했지만 결국 창업하는 만큼이나 문을 닫는 이들도 적지 않다. 2023년 폐업 사업자 수는 2006년 이후 가장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지난 26일 <최근 폐업사업자 특징과 시사점>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분석했다.
2023년 폐업사업자(법인, 개인사업자 포함)는 98만 6000명으로, 지난 2022년보다 13.7%(11만 9000명) 증가하면서 100만 명에 가깝다. 비교 가능한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2023년 폐업사업자 수는 코로나로 어려웠던 2020년(89만 5000명), 2021년(88만 5000명)은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8년(84만 4000명), 2009년(84만 1000명)보다도 많은 수치다.
2023년 폐업률은 9.0%로, 2022년(8.2%) 보다 0.8%p 상승하면서, 2016년 이후 7년 만에 상승으로 바뀌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소매업(27만 7000명), 금융·보험 등 기타 서비스업(21만 8000명), 음식업(15만 8000명) 등의 순으로 폐업자 수가 많았다.
폐업률은 음식업(16.2%), 소매업(15.9%) 등 소상공인이 많은 업종 폐업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전 업종 폐업률(9.0%)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경총은 음식업 폐업률이 높은 이유로, 진입장벽이 낮아 사업자 간 경쟁이 치열하고 노동생산성이 다른 업종에 비해 낮은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경남으로 살펴봐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국은행 경남본부가 국세청 국세 통계를 분석해 집계한 2023년 경남 지역 개인사업자의 업종별 폐업자 수는 5만 3289명으로, 2022년(4만 7259명)보다 12.8% 증가했다.
경남 지역 업종별 폐업자 수를 보면, 소매업, 음식업, 서비스업 등의 폐업자 수가 높았다. 소매업 1만 3842명, 음식업 1만 1981명, 서비스업 1만 721명이 폐업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남 지역 개인사업자 업종별 폐업률은 2023년평균 11%로, 음식업 폐업률(19.2%)이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매업(18.9%), 대리·중개·도급업(14.9%), 부동산 매매업(13.3%) 등이 뒤를 이었다.
/우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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