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국회 가결 순간, 경남 전역이 환호의 함성으로 들썩였다.

14일 오후 1시부터 창원광장에 모여든 8000여 창원시민들은 "우리가 이겼다"고 외쳤다.

김진성(62·창원시 성산구) 씨는 "국민에게 총을 겨눴던 대통령이 탄핵돼 정말 기쁘다"며 "국민의힘 일부 의원이라도 탄핵에 동참해줘서 고맙긴 하지만, 계엄 선포와 내란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1년 뒤에 다시 국민이 찍어줄 거라고 말하는 의원 모습은 앞으로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빈서영(13·창원시 마산회원구) 씨는 "그동안 탄핵소추안이 또 부결될까 봐 마음을 졸였었다"며 "국회에서 결론이 나오기 전까지 불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국민 염원이 반영돼 너무 벅차다"고 말했다.

집회에 참가한 한 청소년이 윤석열 탄핵 가결 소식을 가족에게 전하고자 전화를 걸고 있다. /김구연 기자
집회에 참가한 한 청소년이 윤석열 탄핵 가결 소식을 가족에게 전하고자 전화를 걸고 있다. /김구연 기자

윤석열을 체포하라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사흘째 창원광장 탄핵 촉구 집회를 찾았다는 한 시민(75·창원시 의창구)은 "윤석열 대통령을 체포해 내란 전모를 밝혀야 한다"며 "헌법재판소는 하루빨리 국가를 혼란 속에 밀어 넣은 대통령을 끝장내야 한다"고 말했다.

60대 시민은 "이번 탄핵은 정치 초보자를 대통령에 당선시킨 영남지역 업보라고 생각한다"며 "계엄 사태를 바로 잡고 비상상황 속 산적한 국가적 과제를 풀어나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창원광장 집회를 주최한 윤석열 퇴진 경남운동본부는 탄핵 소추에 대한 헌법재판소 판단 때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시민대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14일 윤석열 탄핵소추안 가결 소식이 전해지자 통영시민 시국대회 참가자들이 강강술래를 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시국대회에서 줄곧 진행을 맡아온 이동호 씨가 감격해 하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정봉화 기자
14일 윤석열 탄핵소추안 가결 소식이 전해지자 통영시민 시국대회 참가자들이 강강술래를 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시국대회에서 줄곧 진행을 맡아온 이동호 씨가 감격해 하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정봉화 기자

통영에서는 강강술래가 울려 퍼졌다.

통영시 중앙동 강구안 광장에 모여든 180여 명은 서로 손을 맞잡고 강강술래를 하며 탄핵안 가결을 함께 기뻐했다.

지난 6일부터 이날 시국대회까지 진행을 맡아온 이동호(59·산양읍) 씨가 눈시울을 붉히자 강강술래하던 고등학생들이 "울지 마세요"라며 응원과 격려를 보냈다.

가족들과 다 같이 빠짐없이 촛불집회에 참석해온 박다은(18) 씨는 "앞으로 헌법재판소에서 국회 탄핵소추 청구를 인용할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연말특수 다 날린 자영업 연합'이라는 손팻말을 직접 준비해온 한 카페 사장(46·산양읍)은 "이제 마음 편하게 본업에 종사할 수 있게 됐다"면서 "보수 도시에서 같은 생각을 지닌 시민들이 모여 한목소리를 내니 숨통이 틔였다"고 밝혔다.

윤석열퇴진 진주비상행동이 지난 14일 진주 광미사거리에서 촛불 시위를 연 가운데, 국회에서 탄핵 결정 발표가 나자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허귀용
윤석열퇴진 진주비상행동이 지난 14일 진주 광미사거리에서 촛불 시위를 연 가운데, 국회에서 탄핵 결정 발표가 나자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허귀용

이날 진주 광미사거리에도 1000명 넘는 시민이 함께했다.

촛불시위 현장에서 피켓과 빵 등을 나눠주는 등 봉사활동을 나섰던 김현숙(50) 씨는 "우리가 역사의 죄인이 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매우 기쁘다"며 "특히 여기에 많은 학생이 왔다는 것에서 우리는 희망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양산시 남부동 이마트 후문에 모여 탄핵안 처리를 지켜본 300여 양산시민은 "우리가 이겼다"며 환호했다. 어린 자녀와 함께한 시민은 무슨 일인지 어리둥절해 하는 아이에게 상황을 설명해주는 모습도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 소식에 양산시민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 소식에 양산시민은 "촛불이 이겼다, 국민이 이겼다"며 환호하고 있다. /이현희 기자

사천시 삼천포공설운동장 입구 광장에도 100여 시민이 모였다.

태어나서 처음 집회에 참석해 봤다는 이정실(55) 씨는 "사는 동안 스스로 보수성향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계엄사태를 보고 윤석열 대통령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면서 "하루빨리 대한민국이 안정되길 바라고, 그러기 위해서는 헌법재판소가 공정한 절차를 지켜서 신속하게 결론을 내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민사회부·자치행정부2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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