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교육단체 '쿤스트파이'와
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지역본부 협업
7월부터 창원 공단 곳곳서 문화예술교육 수업 진행
21일 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지역본부 6층서 결과발표회

'오케스트라 풀무'가 21일에 공연을 앞두고 문화대장간 풀무에서 합주 연습을 하고 있다. /주성희 기자
'오케스트라 풀무'가 21일에 공연을 앞두고 문화대장간 풀무에서 합주 연습을 하고 있다. /주성희 기자

지난 주말 창원 팔룡동 창원국가산업단지 내 문화공간 '문화대장간 풀무' 지하 1층이 왁자했다. 초등학교 저학년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은 여기저기 들락거리며 웃고 떠든다. 고학년생부터 중학생으로 보이는 학생 무리는 탁구에 한창이다. 그러다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등 악기 소리가 울리기 시작한다. 아이들과 부모를 포함해 30명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 풀무'의 합주 연습이 시작된 것이다. 

이날 연습곡은 '젓가락 행진곡'이다. 허준 지휘자는 개인 연습을 강조하면서도, 연습에서 세밀한 부분을 맞춰보자고 주문했다. 오케스트라 풀무는 '젓가락 행진곡'을 포함해 '북 치는 소년', '환희의 송가'도 연습 중이다. '북 치는 소년'에서 북을 맡은 김도겸(6) 군은 유치원에서 학예 발표회 때 무대에 오른 적이 있어 긴장감은 덜하다고 했다. 김 군은 "바이올린도 재밌지만 북을 치는 게 재밌다"라고 말했다. 김 군의 가족 모두 풀무 오케스트라 단원이다. 누나인 서우(9) 양은 비올라를 연주한다. 첼로를 맡고 싶었으나 경쟁이 치열해 쉽지 않았다. 비올라가 바이올린보다 커 어깨가 아프지만 그래도 재밌게 하고 있다. 바이올린을 맡은 엄마 조여현(40) 씨와 첼로를 맡은 아빠 김규동(44) 씨는 온 가족이 참여하고 있는 데 만족한다. 악기를 처음 다뤄 어렵지만 강사들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개인 연습도 하면서 새롭게 도전하는 중이다. 조 씨는 "내년에도 온 가족이 하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 있다면 적극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화예술교육단체 '쿤스트파이'가 지난 5개월간 예술로 어울림 프로그램 중 하나로 진행한 '디카시로 전하는 나의 이야기-사진으로 속삭이는 한 줄'. 창원복합문화센터에서 진행한 이 수업은 산업단지 근로자와 지역민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쿤스트파이
'문화예술교육단체 '쿤스트파이'가 지난 5개월간 예술로 어울림 프로그램 중 하나로 진행한 '디카시로 전하는 나의 이야기-사진으로 속삭이는 한 줄'. 창원복합문화센터에서 진행한 이 수업은 산업단지 근로자와 지역민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쿤스트파이
'문화예술교육단체 '쿤스트파이'가 지난 5개월간 예술로 어울림 프로그램 중 하나로 진행한 '명화와 함께하는 그림 그리기-서투른 예술가'. 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지역본부 6층 소회의실에서 진행한 이 수업은 산업단지 근로자와 지역민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쿤스트파이
'문화예술교육단체 '쿤스트파이'가 지난 5개월간 예술로 어울림 프로그램 중 하나로 진행한 '명화와 함께하는 그림 그리기-서투른 예술가'. 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지역본부 6층 소회의실에서 진행한 이 수업은 산업단지 근로자와 지역민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쿤스트파이

'오케스트라 풀무'는 지난해 풀무에 입주한 문화예술교육단체 '쿤스트파이'가 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지역본부와 함께 기획하고 진행하는 '2024 예술로 어울림' 사업 프로그램 중 하나다. 이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산업단지나 농산어촌 등 문화 취약지역에 사는 주민을 대상으로 문화예술교육 참여 기회를 넓히려는 취지로 진행하는 공모 사업이다. 

쿤스트파이는 공단에서 일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수요 조사를 해 장·단기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장기 프로그램은  △케이팝과 함께 신나는 댄스 배우기 '하루, 한 춤' △샌드아트로 표현하는 나의 이야기 '빛의 모래시계' △누구나 모여라! 현악 오케스트라 '오케스트라 풀무' △퇴근 후, 악기와 함께하는 '풀무 밴드' △바다를 품은 창작뮤지컬단 '해(海)품단'이다. 단기 프로그램은 △디카시로 전하는 나의 이야기 '사진으로 속삭이는 한 줄' △나의 삶과 문학을 연결하는 글쓰기 '나의 이야기, 한 줄의 글이 되어' △흙과 꽃으로 채우는 나의 마음 '토닥토닥 마음 빚기' △서툴러도 괜찮아! 명화와 함께하는 그림 그리기 '서투른 예술가'다. 수업은 풀무뿐만 아니라 창원복합문화센터, 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지역본부 청사와 창원역사민속관 등에서 이뤄졌다.

약 5개월 동안 이어진 수업 결과는 21일 낮 12시 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지역본부 6층 대회의실에서 열리는 <정오의 발표회> 때 시민들에게 선보인다. 이날 오케스트라 풀무 외 직장인으로 구성된 '풀무 밴드'는 조 스태포드의 '어텀 리브스(Autumn Leaves)', YB(윤도현 밴드)의 '나는 나비', 어스윈드앤파이어의 '셉템버(September)'를 연주한다. 또, 뮤지컬단 '해품단'은 창원시민뮤지컬단이 창작한 뮤지컬 <우해이어보>를 선보인다. <우해이어보>는 조선 후기 진해현(현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일대)으로 유배된 선비 김려가 마을 앞바다 물고기 생태를 연구해 쓴 우리나라 최초 어류도감이다. 뮤지컬에서는 마을 주민의 삶과 풍류를 표현했다. 이날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너나들이 합창단'이 특별 출연해 발표회 문을 열 예정이다.

이번 사업을 함께 진행한 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지역본부 관계자는 "산업단지를 청년이 찾아오는 공간으로 전환하기 위해 산업단지에 복합문화센터 등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문화 행사도 개최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며 "'예술로 어울림' 수업이나 발표회도 그 하나로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주성희 기자

키워드
#경남

잠깐! 7초만 투자해주세요.

경남도민일보가 뉴스레터 '보이소'를 발행합니다. 매일 아침 7시 30분 찾아뵙습니다.
이름과 이메일만 입력해주세요. 중요한 뉴스를 엄선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