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김복동의 길 참여 일본 청년, 일본어·한국어 홍보물 제작
일본 청년들이 인권평화운동가 고 김복동 할머니를 알리는 홍보물을 일본어와 한국어로 제작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은 '희망씨앗기금' 지원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맞아 할머니 고향인 양산을 지난해 8월 찾은 바 있다. '희망씨앗기금'은 일본 청년에게 일본군 성노예제 역사를 올바로 알리고자 2017년 설립한 사단법인이다. 양산에서는 시민공동체인 메깃들마을학교가 2021년부터 할머니 발자취를 따라가는 '김복동의 길'이라는 인문학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당시 이들은 프로그램에 참여해 원동면 토교(일본군 위안부를 다룬 최초의 소설 김정한 <수라도> 배경, 소설 속 위안부 징집 장소)~물금역(일본 수탈 현장)~디자인공원(타어평 영세불망비·백성을 사랑한 관리에게 주민들이 마음을 모아 세운 비석, 양산농민봉기)~춘추공원(역사 기억 저장소)~남부시장(김복동 인권평화운동가의 동네서 만나는 소녀상)∼통도사 백련암(할머니 기부로 세운 석탑이 있는 암자)으로 이어지는 '김복동의 길'을 걸으며 할머니가 생전에 남긴 인권·평화 가치를 되돌아봤다.
이들은 '김복동의 길'을 걸으며 배웠던 역사적 의미를 홍보물에 공간별로 자세히 담아냈다. 또한, 인권평화운동가인 할머니 삶을 소개하는 일도 빼놓지 않았다.
홍보물에는 "할머니는 1926년, 조선 동남부에 위치한 양산에서 태어났다.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것은 그녀의 나이 열네 살 때였다. '군복 공장이다'라는 말에 속아 고향을 떠나게 된 것이다. 그러나 할머니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가혹한 성착취였다"라고 생생하게 참상을 표현하고 있다.
이어 "자신을 찾기 위해 공개증언을 한 김복동 할머니. 그것을 계기로 활동은 27년간 이어졌다. 우여곡절 속에서 할머니께서는 어떤 마음이셨을까. 할머니가 나고 자란 곳, 양산에서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의 역사와 마음을 엿볼 수 있을 것"이라며 '김복동의 길'을 소개하고 있다.
이헌수 메깃들마을학교 대표는 "양산지역 학생들이 김복동 할머니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기억하면서 평화의 소녀상을 세웠듯이 일본 청년들이 '김복동의 길'을 일본에 알리는 과정이 한일 양국과 국제사회에서 역사 정의를 바로 세우는 밑거름이 되리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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